민주당은 설마 했던 안철수 신당 측 서울시장 후보 출마설이 구체화되자 “우리도 연대는 없다”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신당이 서울시장을 내겠다는 건 박 시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박기춘 사무총장도 기자단 오찬에서 “어느 쪽이 죽든 연대하면 안 된다”면서 “인물론에서 민주당에 밀리기 때문에 결국 신당이 후보를 못 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저런 해석에 안 의원 속내도 복잡하다. 일단 창당을 공식화한 안 의원은 지방선거의 제 1승부처인 서울시장 후보를 내야 한다는 쪽으로 이미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새누리당·민주당과 3자 대결구도로 완주할 수 있느냐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현 정치구조로는 야권 패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3등 인책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게다가 2011년 보궐선거에서 자신이 지지했던 박 시장의 2년여 간 시정운영을 비판할만한 명분도 딱히 없다. 박 시장 측근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정치적 입장 때문에 틀어질 정도로 가볍지 않고, 서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더라도 막판에는 자발적 단일화 쪽으로 결단할 수밖에 없으리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대신 수도권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등을 놓고 민주당의 양보를 얻어내는 이른바 ‘빅딜설’도 떠돌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여권에 공격 빌미를 제공해 어부지리를 안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새정치를 강조해온 안 의원이 한국 정치의 양당구도 폐해를 꾸준히 언급해왔기 때문에 끝내 3자로 선거를 치를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장하성 서울시장 카드’가 거론되면서 안 의원 진영 내 잡음이 일고 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이계안 공동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장 교수를 겨냥한 듯 “의심은 사람을 자살하게 만들 수도 있다. 새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서로 의심할 말들을 흘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출신의 이 위원장은 두 차례나 서울시장에 도전한 바 있어 안 의원 측 서울시장 후보로 언급돼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