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항공 사고 원인은?… 테러? 기체결함? 조종사 과실?

말레이항공 사고 원인은?… 테러? 기체결함? 조종사 과실?

기사승인 2014-03-10 01:55:01
[쿠키 지구촌] 중국인 154명을 포함해 무려 239명이 탑승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8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구조신호조차 보내지 못하고 사라지면서 사고원인을 둘러싼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탑승객 중 2명이 도난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테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사고기가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와 같은 기종이라 기체결함이나 조종사 과실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①조종사 과실?=사고기 조종사가 자동항법장치를 끈 상태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해 수동으로 기체를 조종하다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비행기가 궤적을 이탈하면 레이더에 바로 포착된다. 조종사인 자하리 아흐마드 샤(53)는 1981년 말레이시아항공에 입사해 1만8000시간의 비행경력을 지닌 베테랑 조종사다.

이와 관련 로잘리 다우드 말레이시아 공군참모총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사고기가 회항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 레이더 기록을 살펴본 결과 항공기가 항로에서 벗어나 방향을 돌렸음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다”며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항공사고의 대부분이 이착륙 중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행기가 순항고도에 진입한 뒤 갑자기 사라진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보잉이 집계한 사고통계에서도 이런 경우는 겨우 9%에 불과할 정도다.

②기체 결함?=1995년 도입된 보잉 777은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아시아나항공 추락사고 이전에는 탑승자 사망사고가 한건도 없었다. 엔진 결함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8년 1월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보잉 777기 착륙사고 역시 두 엔진이 모두 가동을 멈추는 바람에 일어났다.

문제는 엔진 두개가 모두 고장 나더라도 최장 20분가량 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시간동안 구조신호를 보낼 수 있었지만 사고기는 아무런 구조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여기에 사고기가 이륙직후 고도 3만5000피트(약 1만670m)에서 안정적으로 비행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체 이상에 따른 추락은 쉽지 않은 가정이다. 말레이시아항공 측 관계자도 “사고기가 고도 1만m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며 “항공기 자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고기가 2년 전인 2012년 상하이 공항 이착륙장에서 중국 남방항공 소속 여객기와 충돌해 오른쪽 날개를 크게 수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는 점은 고려해볼만한 대목이다. 프랑스 항공전문가인 베르나르 샤베르는 “당시 사고로 광범위한 수리를 했으며 오른쪽 날개 일부 부품은 교체해야 했다”고 말했다.

③테러?=탑승객 2명이 사용한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여권은 도난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고기에 많은 중국인이 탑승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중국인을 노린 테러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양회’를 앞두고 중국 쿤밍에서 위구르족 분리독립운동세력이 무차별 테러를 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중국 당국은 사고 조사결과를 지켜보며 섣부른 예단을 삼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테러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대테러 관련 조직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탑승객 중 4명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히삼무드딘 후세인 교통부 장관은 특정세력의 공격으로 추락했다고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부탑승객의 신원파악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의문의 여객기 사고에 대해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연방항공청(FAA)·보잉사, 연방수사국(FBI) 등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3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은 승객의 비행기표 발권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을 바탕으로 테러 단체 조직원과 대조하는 작업을 말레이시아 당국과 공동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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