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지난달 11일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를 발표하는 대신 강력한 개혁공천을 내걸었다. 안 대표 측 인사 또는 정치 신인을 대거 등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뒤 안 대표의 손에 쥐어진 것은 윤장현 후보의 광주시장 전략공천과 지분싸움 논란 후폭풍 뿐이다.
안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초 신당 창당 정신이 공천과정에서 발휘되지 않았고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다”며 “윤 후보는 물론 단수 추천된 전북 무주 및 진안 군수도 민주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과 본선을 치러야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리를 못 챙겼다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현역 구청장 19명 가운데 20% 이상 교체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고재득 성동구청장(불출마), 문충실 동작구청장(자격심사 탈락)을 제외하고는 현역 물갈이가 없었다. 안 대표 측이 전략 공천이나 단수 추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도 결국 경선을 치른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개혁공천이 좀 퇴색했다”며 “합리적 경선을 통해 당원들이 개혁공천의 의미를 잘 살려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합리적 경선이 개혁공천 의미를 살려주진 않는다.
안 대표의 개혁공천 실패는 옛 민주당계의 반발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에 맞설 인물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독자 신당 추진 당시에도 지적을 받았던 주변 인재풀의 한계다.
개혁공천에 반기를 든 안심(安心·안철수 의중) 논란을 제대로 돌파하지 못해 명분도 많이 잃었다.
당 관계자는 “개혁공천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광주 전략공천 반발에 깜짝 놀라 그냥 후퇴하고 말았다”며 “역습의 빌미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안 대표를 향해 “당을 떠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안 대표) 본인은 그렇지 않지만 주변 인사들은 몫을 챙기려다 전남에서는 현역 군수 하나 교체하고 실패. 안 대표 뜻처럼 위장하다 20여일간 갈등만 키웠다”며 “안 대표는 주변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