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집 등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식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왔는데, 1인가구, 청소년 등이 많이 섭취하는 가정간편식, 음료 등에는 나트륨, 당류가 많이 포함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달고 짜게 먹는 식습관은 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만성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가정간편식 총 6391개 제품을 대상으로 영양성분 함량을 조사한 결과, 볶음밥, 컵밥, 죽 등의 평균 열량은 하루 섭취 참고량인 2000kcal의 약20% 이하 수준으로 한 끼 식사를 대신하기에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유탕면 제품은 절반 이상인 61.2%가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해당(어린이 기호식품의 고열량‧저영양 식품 영양성분 기준)했다.
하지만 유탕면, 도시락, 김밥 등에는 한 끼 만으로도 하루 나트륨 기준치(2000㎎)의 절반을 초과하는 나트륨이 포함돼 있었다. 1회 섭취참고량(1인분) 당 평균 나트륨 함량은 유탕면 1361.6mg > 면류 1204.3mg > 도시락 1152.7mg > 김밥 1086.6mg 순이었다. 특히 햄버거‧죽‧떡볶이는 가정간편식이 외식‧가정식 평균보다 약 20% 이상 나트륨 함량이 높았다.
문제는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편의점에서 한 끼를 섭취하고, 66%의 중‧고등학생은 한 번에 라면과 김밥 등 2개 이상의 제품을 음료와 함께 섭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등학생들이 김밥과 라면과 탄산음료를 한꺼번에 섭취하게 되면 한 끼 섭취만으로 나트륨은 1일 섭취 기준치를 초과하고, 당류는 1일 섭취 기준에 근접하게 돼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에서 한 끼 대용식, 간식‧야식까지 다양하게 출시되는 가정간편식을 슬기롭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영양성분을 확인하고 보다 건강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사 제품이더라도 원재료 및 영양성분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성분을 확인하고 구매하고, 구매한 제품의 영양성분 함량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해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나트륨 함량이 높을 땐 물‧채소를 더 넣어 조리하되 국물을 적게 먹고, 단백질이 부족할 땐 두부‧달걀프라이 등으로 보충해주면 된다.
편의점 등에서 음료를 구매할 땐 물, 보리차 등 당류가 없거나, 우유 등 함량이 비교적 적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SNS 등에서 스트레스 해소 및 집콕놀이로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달고나 커피는 기본 1컵의 평균 당류 함량이 1일 당류 기준치 30% 이상으로 조사돼 당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소비자시민모임과 서울시가 8~9월 5개 권역별로 가맹점수가 많은 상위 브랜드를 선정해, 흑당음료 8개 브랜드 40개 제품과 달고나음료 7개 브랜드 35개 제품 등 총 75건을 수거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당류 함량을 검사한 결과, 흑당음료 1컵(평균 중량 282.5g)의 평균 당류 함량은 식약처의 1일 당류 기준치(100g)의 34.8%(34.8g)에 달했다. 각설탕(3g) 약 12개 분량의 당류가 있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달고나음료 1컵(평균 중량 267.2g)의 평균 당류 함량도 1일 기준치의 32.5%(32.5g)로, 이는 각설탕 11개 분량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혼술(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을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9월~10월 절주서포터즈 SNS 계정 접속자 202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음주경험을 조사한 내용을 보면, 코로나19 이후 음주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사람 중 ‘혼자 또는 소규모로 마시는 경우가 늘었다’로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46.5%, ‘집에서 음주하는 횟수가 늘었다’로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48.2%로, 코로나19 이후 혼술과 홈술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배 높았고, 연령별로는 30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량 증가 이유에 대해서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해서’가 69%로 가장 많았다.
혼술을 할 땐 음주량을 조절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심재준 교수는 “코로나를 피해 집에서 편하게 음주를 즐기다 보면 빈속에 술을 마시거나 여러 종류를 섞어 섭취하는 등의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이어져 간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남성보다 여성에서 알코올 관련 간질환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여성은 체지방 비율이 높고 위장에 알코올 탈수효소가 적어 알코올의 생체 이용도가 증가하고 남성과 같은 양의 음주를 하더라도 간 손상의 위험도가 더 높다”라고 말했다.
경희대한방병원 간장조혈내과 장은경 교수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술을 마시게 된다면 올바른 음주 습관을 기억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음주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음주 후에는 간도 휴식이 필요하다. 기간은 평균 3일정도가 적당하며, 알코올 섭취량이 같더라도 매일 마시면 1주 1회 폭음하는 것보다 간에 더욱 해롭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음주 간 수분을 수시로 섭취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뇨작용에 따른 수분 부족을 방지할 수 있으며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지연시키면서 음주량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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