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Hercules, 1997)>에서는 헤라클레스가 ‘죽음과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신’인 하데스의 음모로 신의 능력을 잃었지만, 그와 싸우면서 영웅으로 변모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나 신화에서 헤라클레스는 하데스와 싸우지도 않으며 하데스가 제우스를 이기고 최고신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또한, ‘질투의 화신’ 헤라가 헤라클레스의 자상한 어머니로 표현된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신화를 바탕으로 왜곡 없이 헤라클레스의 영웅적인 면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화와는 완전히 다른 헤라클레스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인지 그리스에서는 <디즈니 헤라클레스의 모험>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으며, 흥행에 참패하였다.
‘헤라클레스’라는 이름은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으로, 여신 헤라의 이름(‘헤라’)과 명예(‘클레오스’)라는 낱말의 합성어이다. 남편의 바람기에 하루라도 편안한 날이 없었던 헤라의 입장에서 바람 피워 난 자식에게 자기 이름까지 붙였으므로 헤라클레스의 고통스런 삶은 예정된 것이었다. 헤라클레스가 겪은 ‘12과업’도 그 과정에서 파생된 것이다. 물론, 험난한 모험의 길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헤라클레스는 힘과 용맹의 상징으로 추앙 받게 된다. 특히, 첫째 과업에서 헤라클레스는 육탄전을 벌여 사자를 잡은 뒤 털가죽을 벗겨 머리에 투구처럼 쓰고, 몸통은 갑옷처럼 두른다. 사자의 털가죽은 올리브 방망이(스승으로부터 무예를 배우면서 만든 몽둥이)와 함께 그의 상징이 된다.(박원배, “신화 속 경제 : 몽둥이와 사자의 탈 - 헤라클레스와 ‘상징’”, 어린이경제신문)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헤라클레스’(브랜드)라는 이름(네임)이 그의 역경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의미에서 이름 짓기(브랜드 네이밍)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은 브랜드의 명칭을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이러한 브랜드 네이밍의 성공 사례를 들어보면, 농심의 신라면, KTF의 쇼(Show), SK텔레콤의 T, 닌텐도의 위(Wii)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실패 사례로는 본래 의미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푸에르토리코의 자동차 노바(NOVA)는 ‘가지 않는다’는 뜻이며, 핀란드의 자동차 우노(UNO)는 ‘바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현대의 ‘SONATA’는 ‘소나타’라는 외래어 표기를 따를 경우 ‘소나 타는 차’라는 의미가 연상되어, 결국 한글 표기를 ‘쏘나타’로 바꾸었다.
영화 속의 헤라클레스는 잘못된 이름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비록, 이를 극복함으로써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지만 말이다. “‘네임이 없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즉, ‘이름이 없는 물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브랜드 네임 안에는 상품의 특성이 집약적으로 담겨있으며, 동시에 상품의 미래를 결정하는 DNA가 들어있다. 무언의 강력한 세일즈도구 - ‘네이밍’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붙들어라.”(이와나가 요시히로(岩永嘉弘) 저, 고봉석 편역,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브랜드 네이밍 개발법칙', 이서원, 2006.) 야후, 익사이트, 레드핫, 아이언 스톰, 아마존과 같이 주목을 받는 브랜드들은 세 가지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차별화되고 기억하기 쉬우며 주목을 끄는 호소력이 있다(대릴 트래비스 지음, 문병진 옮김, '파워 브랜딩', 좋은책만들기, 2011.)는 점이다. 이러한 브랜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성공적인 브랜드 네임은 성공의 열쇠가 된다. 제품에 대한 모든 것이 변화해도 그 이름은 결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