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영천 청통면 치일리에 있는 ‘영천 인종대왕 태실’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22일 밝혔다. 

태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하면 그 태(胎)를 명당이나 길지에 묻고 조성한 시설로써 크게 아기 태실과 가봉 태실로 구분된다.

아기 태실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만든 태실이며, 가봉 태실은 아기 태실의 주인이 왕위에 오른 후 추가로 화려한 석물을 올려 치장한 태실을 말한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영천 인종대왕 태실은 태실봉안 의례에 따라 1521년(중종 16년)에 처음 설치됐다가 인종이 즉위하면서 1546년(명종 1년)에 가봉(加封)공사가 완료됐다. 

이후 1680년(숙종 6년)에 개수를 거쳐 1711년(숙종 37년) 태실비에 대한 재건이 이뤄졌다. 

일제강점기인 1928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태항아리 등이 서삼릉으로 이안되고 석물은 폐기된 후 방치됐다가 1999년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현재의 모습은 2007년 정비됐으며, 태실 1기, 가봉비 1기 및 기타 석물로 이뤄졌다. 

가봉비의 앞면에는 ‘仁宗大王胎室(인종대왕태실)’, 후면에는 ‘嘉靖(가정)二十五年五月日建(1546년)’이라고 새겨져 있어, 태실의 주인과 태실비의 건립 시기를 알 수 있다. 

嘉靖(가정)은  중국 명나라의 제11대 황제인 가정제 때의 연호(1522∼1566년)다.

영천 인종대왕 태실은 설치 과정과 내력을 알 수 있는 관련 기록이 비교적 자세하게 남아 있고, 세부 장식이나 조각기법 등이 우수해 역사적·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영천 인종대왕 태실’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최종 지정이 확정될 예정이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도내에는 이미 사적으로 지정된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을 비롯해 상당수의 태실이 분포하고 있는 것을 확인됐다”며 “등재된 유산의 보존·활용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사업과 연계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