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경북 포항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 부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치된 지진계 일부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대학지질학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지열발전 부지 지진계 설치에 들어갔다.
지하 4km 깊이 지열정에 1400m·780m·500m 지점에 심부 지진계가, 지하수 수위·수질 변화 관측 센서 등이 각각 설치됐다.
하지만 1400m 지진계는 설치 하루 만에, 780m 지진계는 한 달여 만에 작동하지 않았다.
지진계 제작사 측은 1400m 지진계를 인양하려 했지만 지열정에 걸려 실패했다.
780m 지진계는 지난달 17일 통신이 간헐적으로 연결되다 다음날부터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질학회 등은 고온이나 압력 때문에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 제작사 측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지열발전은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을 촉발했다.
국내·외 전문가로 꾸려진 포항 지진 정부 조사연구단은 2019년 3월 지진이 진앙 인근 지열발전소 물 주입으로 촉발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열발전소에 지열정을 뚫고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규모 2.0 미만 미소 지진이 일어났고 그 영향으로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했다는 것.
정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은 심부 지진계를 설치한 후 꾸준히 관측해 지진 관련 정보를 얻고 지열발전 부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5월 11일부터 영국에서 수입한 심부 지진계를 설치하고 지진 활동을 감시했지만 작동 이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