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영일만항이 '영남권 중고차 수출 거점항만'으로 변신을 꾀해 귀추가 주목된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7일 포항시청에서 중고차 수출 전문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경북도와 포항시는 행정적 지원을 하고 항만 운영사인 포항 영일신항만은 항만 부지 제공·하역작업 편의를 제공한다.
영일만항 이용을 결정한 ㈜대우로지스틱스는 영일만항과 인연이 깊다.
2009년 8월 영일만항 개장과 함께 물류센터 건설, 자동차 KD(분해·수출·통관방식) 물동량 유치, 포스코 선재 컨테이너화로 초기 물동량 확보에 기여했다.
이번에는 수출 중고차 하역작업을 총괄 관리한다.
㈜삼주마리타임은 자동차 전용선 6대를 보유한 중견선사로 포워더(운송 주선인)인 ㈜씨아이지해운과 2021년 중동 등지에 14만6000대의 중고차·중고장비를 운송한 바 있다.
이번 협약에 앞서 ㈜대우로지스틱스, ㈜삼주마리타임, ㈜씨아이지해운은 9~10월 3차례에 걸쳐 영일만항에서 중고차를 수출했다.
이집트와 러시아로 3204대를 수출하며 영일만항 항만 여건, 하역작업 효율성을 검토한 것.
중고차 선적작업 시 항운노조원 70여명, 래싱(화물이나 컨테이너를 선박에 고정시키는 것) 작업원 30여명, 검수원 20여명이 투입됐다.
중고차 운송 트레일러는 평균 330여대가 소요됐다.
우리나라 중고차 주요 수출지역은 중동·아프리카·중남미로 2021년 기준 47만대(20억 달러)가 수출됐다.
중고차 물동량이 늘어나면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련 수리·부품 산업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남권 수출 중고차가 영일만항으로 모이면 지역 수출업자의 물류비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씨아이지해운 관계자는 "중동지역이 주요 수출국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수출 물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신차 유입이 줄고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현지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르노자동차, 도요타자동차 등 러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올해 초 잇따라 철수했다.
이강덕 시장은 "영일만항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넓은 항만 부지가 있어 중고차 수출 최적 항만"이라며 "영남권 중고차 수출 거점항만으로 거듭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