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인 봉화군은 한때 인구 10만 명이 넘는 농업도시였지만 저출산·고령화와 꾸준한 인구 유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3만139명까지 감소했다.
2021년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봉화군은 인구감소지역 전국 89곳에 포함돼 있으며, 지역 내 인구소멸 위험을 알 수 있는 국토조사보고서의 인구과소지역 지표에서도 약 50%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다.
군은 이러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한 인구정책 종합 추진계획을 세우고 인구감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봉화사랑! 주소갖기 범군민 동참 유도
먼저 군은 그간 부재했던 인구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1월 1일자로 조직개편을 시행해 인구정책 총괄부서인 ‘인구전략과’를 신설했다.
개별·단발적으로 추진하던 인구정책에서 벗어나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보와 인구종합계획 수립 등 인구정책 전반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군은 지난 1월 인구정책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한 이래 인구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군 인구시책 홍보를 통한 범군민적 인구 늘리기 참여 유도에 나섰다.
지난 3일 소천면을 시작으로 10개 읍·면을 순회하며 봉화군 인구정책 설명회를 열고 있다. 읍·면 이장을 대상으로 봉화군 인구 현황에 대한 설명과 주요 정책을 홍보해 지역 주민의 이해를 돕고 인구 늘리기의 범군민적 동참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또 실제 봉화에 거주하는 공무원·유관기관·기업체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봉화사랑 주소갖기’ 운동 캠페인을 진행해 지역에 거주하는 숨은 인구를 찾아 전입을 유도하고 봉화군 인구 3만 지키기 운동에 대해 홍보하며 주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도시민 유치 인프라 확충으로 생활인구 확대 도모
봉화군은 연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보에 적극 대응해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지난해 132억 원의 기금을 확보해 분천산타마을 킬링콘텐츠 조성 사업, 백두대간 펫빌리지 조 성사업 등 현재 8개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 관광 육성 등 지역의 생활인구 증가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향후 8년간 약 800억 규모의 인구 시책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공모에 선정된 경북형 작은정원 조성 사업과 두 지역 살기 기반조성 사업 등 인구 유치 마중물 사업들도 내실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형 작은 정원 사업은 도시민을 위한 휴식·여가·농촌체험 복합공간을 조성해 체류 및 생활 인구를 확보하는 ‘체류형 야외정원’ 사업이다. 특히 경북도가 지역 활성화와 인구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봉화군은 ‘봉화에서 즐기는 웰니스 정원’이라는 테마로 물야면 북지리 일원 약 2만5000㎡ 부지에 44억 원을 투입해 15동의 개별체류시설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주말농장, 전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휴식공간과 커뮤니티센터, 지역 특색을 살린 버섯재배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두 지역 살기 기반조성 공모 사업은 경북도가 제2생활거점 마련을 희망하는 신중년 도시민을 대상으로 경제적 부담 없는 살아보기 공간 제공을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봉화군은 사업비 10억 원을 투입해 ‘세컨하우스-너나들이 조성 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소천면 분천리에 모듈러 주택 10동 규모의 주거 시설 및 생활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다지역 거주를 희망하는 도시민을 유치해 생활인구를 확대하고 예비 귀농·귀촌 인구 유치를 위한 정주환경을 개선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또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빈집을 리모델링 해 지역 내 거주를 희망하는 귀농, 귀촌인에게 임대 또는 매각하는 시책 사업을 추진하는 등 도시민 인구 유치 기반을 확충해 갈 예정이다.
부족한 신규주택 공급을 통한 인구유출 방지
최근 5년 동안 인구 순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봉화군은 영주, 안동, 예천 인접 3개 시·군으로 순유출이 91.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 등 정주여건을 이유로 영주시로의 인구 순유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봉화군은 인구유출에 따른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섰다.
현재 봉화읍 삼계리와 물야면 북지리, 춘양면 소로리·도심리 등 4개 지구에 사업비 216억 원을 투입해 125호 물량의 신규 전원주택단지 부지 및 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시행 중이다.
특히 북지리는 작은정원 조성 사업과 연계한 도시민 체류형 농촌체험주택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소로지구 전원주택단지는 올해 준공 및 분양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삼계·도심지구는 실시설계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또 봉화군 유휴부지인 봉화읍 내성리 구 워터파크 부지(사업부지 6325㎡)를 활용해 최대 150세대의 신규 민영공동주택을 유치할 예정이다.
전입인구 증가를 위한 인구시책 패키지 지원
다양한 인구 유입 시책지원도 올해 상반기 중 제도화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타 시·군·구에서 봉화군으로 전입한 주민에게는 30만 원의 전입지원금을 준다. 전입 즉시 10만 원, 1년 경과 시 20만 원을 봉화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동별 인구증가 실적에 따라 반기별 3개 이동을 선정해 2000만 원의 상사업비를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만 19세에서 49세 청년 전입자에게 3년간 360만 원의 주택 임차료를 지원하고, 만 30세 이상 만 49세 이하의 가업승계청년에게 월 100만 원씩 3년간 지급하는 가업승계청년 정착지원제를 도입해 지역 출신 청년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한다.
출산육아지원금의 경우 지원 기준을 완화해 출산 예정자와 5세 미만 유아를 양육하는 세대의 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단기적으로는 인구 감소추세를 완화해 인구 3만 명을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인구 증가기반 확립을 통한 정주인구 3만3000명 회복과 생활인구 30만 명 달성이라는 목표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군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인구정책을 수정·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봉화=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