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지주사 포항 이전 문제 '엇갈린 시선'

포스코지주사 포항 이전 문제 '엇갈린 시선'

포스코 "이전 합의 충실히 이행할 것"
범대위, 상경 집회 '압박 재개' 
신산업 대전환 시대 기업 유치 우려 목소리 높아져

기사승인 2023-02-14 15:46:17
14일 범대위가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범대위 제공) 2023.02.14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경북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침묵을 깨고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범대위가 상경 집회에 나서면서 한 동안 잠잠했던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의 이전 합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범대위가 강경 투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포스코지주사 서울 설립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는 강력 반발했다.

포스코는 올해 3월까지 지주사 본사 주소를 포항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언하며 성난 민심을 달랬다.

이어 포항시, 범대위와 지역 상생 협력에 합의했다.

특히 포항시와 '상생 협력 TF'를 꾸려 7차 회의를 거치면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포스코는 16일 지주사 소재지 이전건을 이사회 주총 안건으로 다뤄 의결이 되면 다음달 17일 주총에 상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이전 약속 기한이 다가오자 범대위가 또 다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범대위는 14일 버스 20여대를 동원, 상경한 뒤 포항 재경향우회원들과 합류해 서울 포스코센터 등지에서 집회를 가졌다.

7차례에 걸친 상생 협력 TF 회의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합의 내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드시 인력, 조직 등 실질적인 이전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스코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발전적인 조언을 할 수 있지만 주주가 아닌 시민단체들이 과도하게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경쟁력 저하, 지역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범대위가 상생 합의 전 본사 주소만이라도 포항으로 이전하고 실질적인 기능은 서울에서 하라고 한 주장을 뒤집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상생 차원에서 지주사 본사 포항 이전 추진 결단을 내렸지만 경영 효율성을 무시한 일률적인 지주사 인력과 조직의 지역 이전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업무 파트너 대부분이 서울·수도권에 있는 만큼 지주사 조직과 인력이 분산되면 기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주사 소재지 이전과 함께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설치하고 수도권에 분원을 두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포스코는 2019년 지역 상생 의지를 보여줬다.

최정우 회장의 '현장 중심 경영' 방침에 서울에서 근무하던 인사, 생산기술전략, 품질서비스 등 조업 관련성이 큰 부서 직원 200여명을 포항제철소로 이동시킨 것.

신산업 대전환 시대를 맞아 포스코지주사 포항 이전 문제를 둘러싼 파열음은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포항시가 바이오, 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상생의 지혜 대신 갈등만 부각돼 '기업하기 좋은 도시' 슬로건이 헛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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