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포스코지주사 경북 포항 이전' 문제로 인한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강경 투쟁 수위를 높이고 나서자 지역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범대위는 지난 15일 포스코 포항 본사 앞에서 '범대위 활동 시민 보고대회·최정우 퇴출 시민 총궐기대회'를 가졌다.
포항시와 불통하고 시민들을 기망하는 최 회장의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강창호 위원장은 "지난해 2월 범대위가 출범한 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포스코 홀딩스 본사 주소 이전(3월 23일)과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개원(4월 20일)이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시민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껍데기 뿐인 이전"이라고 지적했다.
조직, 인력, 건물이 함께 포항에 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완전한 합의서 이행과 최정우 퇴진을 위해 시민과 함께 더욱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범대위가 이날 '최정우 곤장 때리기' 퍼포먼스를 통해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자 '루비콘강(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건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직원들도 이례적으로 우려 입장을 나타냈다.
포스코 직원 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회사 측에 범대위의 비상식적인 요구와 단체활동 대응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노경협의회는 "시위대가 사람을 묶어 눕혀 곤장을 내리치고 망나니 칼을 휘두르며 인형을 절단하는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범대위의 퍼포먼스를 직격했다.
이어 "포항은 지금 상생·화합은 없고 비난·혐오의 붉은 현수막으로 가득하다"면서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범대위의 행동이 진정 포항 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본석 노경협의회 전사 근로자 대표는 "철강 경기 악화로 본업에 집중해야 할 때 소모적인 논쟁에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다"며 "포스코 직원들은 시민만 바라보고 상생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포항상공회의소,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 포항 3개 청년회의소(포항JC·구룡포JC·북포항JC) 등이 갈등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처럼 지역여론이 크게 엇갈리면서 탈출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