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도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공공의료기관의 필수기능을 강화한다.
경북은 지난 4년간 지역사회를 뒤흔든 코로나19사태를 맞아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환자 치료 병상과 필수의료진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었다.
경북도가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취약한 의료 환경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평소에도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수도권 종합병원을 찾아 헤매기 일쑤다.
이처럼 막대한 시간과 경제적 손실을 경험하면서 공공보건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경북도는 이런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인근지역의 상급종합병원, 의사회, 3개 지방의료원 등 13개 기관으로 구성한 ‘경북도 공공보건의료 협력 강화 추진단’을 전국 최초로 출범시키고 경북형 공공보건의료 협력 거버넌스의 첫발을 내디뎠다.
경북도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총 92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취약한 의료 현안을 타개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필수 의료 체계가 작동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경북도 제미자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번 예산 편성은 섬세하고 혁신적인 공공보건의료 기반 구축으로 건강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도민들께서 마음 놓고 찾을 수 있는 지방의료체계가 조성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선 지역 특성과 인근 병원과의 차별화된 지방의료원의 진료 공백 해소를 위한 필수 전문의료진 영입에 24억 원을 투입한다.
또 지방의료원의 낡은 시설 보강과 수술할 수 있는 중환자실, 분만실, 24시간 안심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응급 소아진료실 운영과 함께 건강검진센터 현대화에 296억원을 편성했다.
아울러 코로나19 감염병 환자 전담병원에서 벗어나 도민에게 친근한 역할 수행을 위해 도내 6개 중진료권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책임의료기관을 운영한다.
이를 위해 5개 지역 책임의료기관에는 퇴원환자 연계, 중증 응급환자 이송 지원, 감염병 관리 등 필수 의료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31억을 지원한다.
지역 책임의료기관은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 안동의료원, 영주적십자병원, 상주적십자병원 등이다.
이와 함께 도내 지역 책임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임상 실무 교육에 1억 5000만원을 지원한다. 교육은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등 7개 종합병원에서 실시한다.
이밖에 중증 응급환자의 치료를 위해 권역외상센터에 25억원, 3개 권역응급의료센터에 6억원, 신속한 의료 대응을 위한 35개 응급의료기관에 60억원, 응급의료 전용 헬기 운영에 35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올해 경북도 핵심 전략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24시간 야간·휴일 소아응급실 운영에 15억원을 쓸 예정이다.
소아응급실은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의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권역별 종합병원 4개소(포항성모병원, 동국대경주병원, 안동병원, 순천향대구미병원)에 설치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사스(SARS)에서 코로나19까지 신종 감염병 발생 주기가 6년에서 4년으로 짧아지는 등 새로운 팬데믹 발생에 대비한 조치에도 나선다.
우선 법정감염병(89종)과 집단발생이 가능한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등 감염병 관리를 위해 경북도와 시군에 역학조사관 23명과 전문인력 25명을 배치하고 예비 인력 248명도 양성한다.
아울러 탄저, 페스트 등 생물테러의 신속한 대응과 조기 확산 차단을 위한 대규모 훈련도 실시할 계획이다.
여전히 진행 중인 코로나19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고위험군 보호 중심의 방역·의료체계로 전환하고 중증 환자의 신속한 입원·치료를 위한 음압 격리병상 2개소에 1억 2000만원을 투입한다.
사망 위험이 큰 65세 이상 어르신, 면역저하자를 위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차단 예방 접종 지원에 81억원을 편성하고, 먹는 치료제 공급으로 중증, 사망 위험을 지속적으로 감소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어린이, 임신부, 어르신의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409억원, 효과적인 결핵 치료·관리에 27억 6000만원, 한센인 의료·복지지원에 39억원, 에이즈 및 성병 예방과 조기발견·치료에 7억원을 편성하는 등 촘촘한 의료복지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경북도 황영호 복지건강국장은 “앞으로 감염병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양질의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과 감염병의 위기관리를 통해 도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