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관련 수사 진척은 ‘2중 다이어리’ 덕분

박연차 관련 수사 진척은 ‘2중 다이어리’ 덕분

기사승인 2009-03-23 17: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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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에 이어 참여정부 시절 한때 사정을 총괄했던 박정규 전 민정수석비서관을 체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올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무엇일까.

23일 검찰에 따르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수사 초기 방어적인 입장을 보이며 진술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최근 또박또박 증거관계를 인정하면서 대질신문에서도 상대방을 압도할 정도로 구체적인 기억을 해내고 있다고 한다.

이같이 박 회장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는 검찰이 확보한 박 회장의 2중 다이어리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세청은 지난해 7월 태광실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박 회장의 다이어리와 일정이 적힌 메모, 스케줄 목록, 달력, 법인카드 영수증, 부재중 전화, 통화자 기록 등을 광범위하게 확보했다.

국세청이 확보한 다이어리를 바탕으로 검찰은 ‘박연차 리스트’를 확인하려 했지만 수사는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한다. 박 회장측에서 검찰 수사에 대비해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일만 기록해둔 다이어리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박 회장도 지난해 탈세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뒤 수사가 정치권 등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추 전 비서관에게 거액을 건넨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이후 기회가 있었음에도 중요 문서나 메모를 파기하지 않고 보관했다.

하지만 지난 1월 검찰 인사 후 새로 출범한 수사팀이 박 회장이 직접 작성한 2중 다이어리를 확보했다. 검찰이 박 회장의 2중 다이어리를 확보하게 된 데는 박 회장과 태광실업 실무진 간에 사인이 맞지 않은 행운도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중 다이어리에는 구체적인 금품전달 정황 등이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의 2중 다이어리를 근거로 박 회장의 진술을 받아내고 있다”며 “수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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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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