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똑바로 해라” 비판 나와…수사 진도보다 빠른 의혹제기에 검찰 당혹

“수사 똑바로 해라” 비판 나와…수사 진도보다 빠른 의혹제기에 검찰 당혹

기사승인 2009-04-02 18:09:03
[쿠키 사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과 관련해 수사속도를 넘어서는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검찰은 의혹이 제기된 한나라당 김무성 권경석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혐의를 벗겨주는 상황마저 벌어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일 “일부 언론에서 검찰이 ‘의혹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데 대해 수사팀 일원으로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면서 “확인된 사실을 보도할 경우에는 내 이름을 인용해도 괜찮지만 검찰 관계자라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 취재원을 분명히 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박 회장의 변호인인 박찬종 변호사가 박 회장과 면담한 내용이 여과없이 보도되는 등 취재경쟁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은 1일에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실시되오던 정례브리핑을 전격 취소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기도 했다.

특히 현역 고검장급 검찰 간부가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해당 당사자가 이인규 중수부장에게 “수사 똑바로 해라. 어떻게 하길래 내 이름이 나오느냐”며 강력히 항의해 곤혹스러웠다는 후문이다. 국회의원들도 “검찰이 이름을 흘리는 것 아니냐”며 항의전화를 수사팀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박 변호사에 대해서는 변호사 윤리규정 위반을 들어 대한변호사협회에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검찰수사가 이제 막 초기단계를 벗어난 상황에서 종착역이나 다름없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까지 벌써부터 거론되자 부담을 느껴서 당혹해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홍 기획관은 “김·권 의원의 경우 선관위 제출 자료를 분석해 의구심이 모두 해소됐다”면서 “의혹이 제기된 다른 의원들 상당수도 의혹이 해소가 된 만큼 실명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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