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종 플루에 과잉반응, 관련국과 갈등

중국 신종 플루에 과잉반응, 관련국과 갈등

기사승인 2009-05-04 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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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중국이 신종 인플루엔자 본토 상륙을 막기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대대적인 예방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신종 플루 증상을 보이지 않는 외국 관광객들까지 무조건 격리수용하는 등 과잉반응을 보이면서 관련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중국은 지난 주말 상하이에 도착한 멕시코 남자가 홍콩으로 들어간 직후 신종 플루 감염환자로 확인되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5·1절(노동절) 기간 많은 중국인들이 여행 등 외부 활동에 나서면서 신종 플루가 유입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3일 감염환자로 확인된 멕시코 남자와 함께 탑승했던 멕시코항공 AM098편 승객 175명의 행방을 찾아내 모두 격리조치했다. 이 중 베이징으로 온 멕시코인 5명을 포함해 15명의 승객은 디탄병원에 수용했다. 그러다 격리조치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인근 궈먼루호텔로 옮겼다. 호텔은 공안들의 철통보안으로 외부인들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서비스 요원과 소독요원 등 일부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호텔 근무자들의 출입도 금지됐다. 나머지 승객들은 전국 각 지역별로 격리조치됐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멕시코는 외무장관에 이어 대통령까지 가세하며 중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3일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무지와 잘못된 정보 때문에 일부 국가나 지역에서 (멕시코인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호르헤 구하르도 주중 멕시코 대사도 “중국 정부가 신종 플루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는 70여명의 멕시코 관광객들에 대해 호텔과 병원에 격리조치했다”며 “이 중에는 캄보디아로 휴가를 갔다온 광저우 주재 멕시코 총영사도 포함돼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신종 플루 감염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격리조치하는 것은 차별대우가 아닌 정당한 절차”라며 “멕시코 정부가 대국적 견지에서 중국이 취하고 있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조치를 충분히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홍콩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멕시코인 감염환자가 투숙했던 완차이 메트로파크 호텔의 투숙객과 종업원 300여명 전원에 대해 1주일간 검사를 한다는 이유로 4일째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다. 20층짜리 호텔의 1층은 흰 천으로 가려져 있으며, 호텔로 향하는 주요 길목에는 마스크를 쓴 수십명의 경찰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밖에 전염병 발생지역에서 온 항공기, 선박, 차량에 대해 지정한 지점에 정박하도록 해 검사를 실시하고 소독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중국은 또 캐나다 앨버트산 돼지 200여마리가 신종 플루에 감염된 사실과 관련, 미국과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산 돈육의 수입도 전면 중단했다.

이에 캐나다는 중국의 조치로 인해 최대 수입국인 미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경우 캐나다 농가가 2003년 광우병 파동 때와 같은 재앙적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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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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