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금사홍의 작품 ‘새 소식’에는 까치와 호랑이, 소나무라는 민화의 전통적 소재가 모두 들어 있다. 흔히 악재의 구축과 새해의 기쁜 소식을 뜻하는 전래의 보편적 해석이 이 그림에서도 유효하지만, 옛 민화에 비해 대담한 구도와 뚜렷한 윤곽선, 화사한 색감 그리고 더욱 활달하고 익살스러운 필치 등이 동시대 민화의 현대적 매력을 풍성하게 드러낸다.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나 자연과 생명을 소재로 한 동양적 화풍을 꾸준히 보여온 그가 서울 여의도동 국민일보 갤러리에서 16일까지 초대전을 개최한다. 이번이 19번째 개인전이다. 화가는 갈수록 정도를 더해가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극복되기를 기원하며 주변의 친근한 동·식물들을 모티브로 인간과 자연의 화해, 인간과 인간의 평화를 순박하면서도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늘에서 온 복숭아’ ‘주렁’ ‘자식사랑’ ‘신혼부부’ ‘대화’ 등 작품 제목에서도 이번 전시의 메시지가 그대로 묻어난다. 작가는 “우리 선조는 그 많은 전란이
있어도 웃음과 해학을 통해 오천년의 역사를 써왔다”라며 “수박과 포도를 그려 자손이 풍성해지기를 빌고, 복숭아를 통해 장수를 기원하며, 꿩과 원앙으로 변함없는 부부애를 바라는 그림들은 옛 민화의 상징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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