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천국’ 중국, 담뱃갑 경고문구 논란

‘흡연천국’ 중국, 담뱃갑 경고문구 논란

기사승인 2009-06-01 17:39:01
[쿠키 지구촌] 중국은 ‘흡연천국’이란 말이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허용된다. 일반 건물은 물론 음식점, 사우나 등에서도 흡연자를 종종 볼 수 있다. 정부가 올들어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체질화된 중국인들의 흡연습관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중국은 3억5000만명의 흡연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담배 소비국이다. 매년 흡연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과 여성 흡연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중국 질병예방제어센터는 세계 금연의 날인 지난 31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서 매년 담배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100만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충칭만보는 1일 “중국의 흡연인구는 전 세계 흡연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15세 이상 남성 중 60%가 담배를 피운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위생부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자는 지난해 1500만명에 달했다. 남자 대학생 중 46%, 남자 고등학생 중 45%, 남자 중학생 중 34%가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흡연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충칭만보 조사 결과 도시 여성의 23.3%가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흡연율이 급증하자 담뱃갑에 쓰인 경고문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질병예방센터 양궁환 부주임은 “담뱃갑의 경고문구는 담배를 끊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유효적인 방법 중 하나”라며 “그러나 현재 담뱃갑은 매력있게 디자인 돼 있고, 흡연이 질병과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담배제어사무실이 전국 20개 성과 시에서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중국 담뱃갑에는 담배가 해롭다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고, 그림 경고도 없어 금연할 생각을 갖지 못하게 한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중국 담뱃갑에는 ‘건강에 해롭고 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등 흡연의 유해성을 자세히 알리고 있는 대부분의 선진국과 달리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 정도만 간단히 적시돼 있다.

이에따라 중국 당국은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을 확대하고 대대적인 금연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담뱃갑의 경고문구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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