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G7 대항마 될까

브릭스,G7 대항마 될까

기사승인 2009-06-12 17:04:01


[쿠키 지구촌]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 정상이 오는 16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처음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브릭스를 단일 조직체로 발전시키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금융위기 상황 속에 그동안 세계경제를 이끌어온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 7개국(G7) 영향력은 갈수록 축소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은 브릭스 입김이 세지면서 이들이 G7에 대응하는 세계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향력 커지는 브릭스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국제 금융위기가 신흥시장 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더 큰 피해를 입혀 향후 세계 경제판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의 경기침체와 반비례해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과 인도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뿐 여전히 5% 이상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짐 오닐은 “브릭스 국가의 GDP는 당초 예상보다 10년 가까이 앞당겨진 2027년까지 G7 전체 GDP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세계경제가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브릭스는 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와 정치연구소 국제금융연구실 장빈 부주임은 “서방 선진국들이 이번 금융위기로 좌절을 겪고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브릭스의 GDP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4개국의 지위도 갈수록 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브릭스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이 정상회담에 앞서 최근 잇따라 미국 국채를 매각할 움직임을 보이는 대신 국제통화기금(IMF)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지난 3월말 현재 미국 전체 국채의 33%인 1조711억달러를 보유한 이들이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패권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이들은 달러 기축통화를 대체할 ‘수퍼 통화’ 구상도 공론화 하고 있다. 세계 전체 면적의 29%, 전체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브릭스의 경제력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세계 경제 판도가 이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일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을까

중국 해방일보는 12일 이번 정상회담에서 브릭스 자체의 경제위기 해소 방안과 함께 국제금융체제의 합리적 개혁을 논의해야 한다고 거대담론을 제시했다. 중국 국제경제관계학회 왕신 부비서장은 “신흥 개발도상국에서도 자신들을 대표하는 새 조직체를 건립할 수요가 발생했고, 브릭스가 이 추세에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브릭스가 단일 조직체나 동맹체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더 많다. 러시아 고등경제대학 예브게니 야신 박사는 지난 9일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릭스가 영향력 있는 단일 조직체로 가기는 어려우며 형식과 본질에서 비공식 클럽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봉황망은 평론에서 브릭스 정상회담은 단지 첫 걸음에 불과하며, 4개국이 공동의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단일체로 발전하기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주 태평양 연구소장 항윈링은 “예전에는 G7이 주도했지만 지금 세계 구조는 이미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게 분명하다”면서 “브릭스가 미래에 효과적인 대화 메카니즘을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통점을 발굴해야한다”고 조언했다.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뭔데 그래◀ 아시아의 월드컵 본선진출권 4.5장, 적당한가

오종석 기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