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하이에서는 한 금 투자자가 20㎏짜리 황금 덩어리를 현금으로 구입해 화제가 됐다. 이 투자자는 상하이 황금 판매점에 현금 416만위원을 들고 왔으며, 직원 8명이 돈을 세느라 애를 먹었다고 판매점 사장 리칭페이는 전했다. 그는 “최근 상하이 실물 황금 투자 시장에서 금덩어리 특별 할인 판매가 있었는데, 1개월만에 무려 200여㎏, 6000만위안어치가 팔렸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선 지금 황금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최초 금 전문 백화점이자 최대 금 전문매장인 베이징 차이스커우 백화점에는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선물용이나 예식용으로 금 목걸이, 금 반지 등을 사는 사람도 많지만 단순히 투자목적으로 황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복을 상징한다고 해서 금을 무척 좋아한다. 주요 경축 행사장에 거의 빠짐없이 황금색 장식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 최근에는 투자용 상품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제 금융위기 상황에서 향후 달러화 약세가 불가피하고, 통화량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안정된 투자처인 황금 실물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그룹인 ING가 최근 발표한 중국인 투자자 성향조사에 따르면 중국 부유층 12%는 황금에 투자하고 있다. 또 투자자중 31%는 황금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장총웨이는 “얼마전부터 주식 투자를 줄이고 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자산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금에 투자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 황금그룹유한공사 리샤오둥 부총경리는 “전 세계적으로 통화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황금 실물을 가정에 비축하는 것은 이미 중국 소비자들의 투자 습관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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