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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중국에서 성과 이름, 생년월일까지 모두 같은 신기한 군인 부부가 탄생했다.
1982년 4월29일 태어난 두 명의 왕양이 최근 결혼해 후베이성 단장커우시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초천도시보가 28일 보도했다.
동성, 동명에다 동년, 동월, 동일에 태어났다고 해서 ‘5동(五同) 신기 부부’로 불리는 이들은 직장도 같다. 이들은 2007년 여름 후베이성 인민해방군 모 부대에서 처음 만났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태어난 신부 왕양은 대학 졸업 후 군인이 돼 이 부대로 오게됐다.
왕양은 동료들로부터 부대 내에 같은 이름의 남자가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농담으로 받아들이며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소문으로만 들었던 동명의 남자 동료와 우연히 출장을 같이 가게 됐다. 성과 이름이 같은 두 사람은 처음부터 별로 낮설지 않았다고 한다. 또 얘기를 나누다 우연히 생년월일도 같다는 사실을 알았다. 남편 왕양은 단장커우시 출신으로 두 집안 조부모까지 모두 따져봤지만 먼 친·인척 관계도 아니었다.
두 사람은 “세상에 이런 인연이 있을 수 있단 말이냐”며 의아해 하면서도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됐다. 출장을 다녀온 뒤 두 사람은 좋은 친구가 됐고, 이어 연인관계로 발전해 2년여동안 사귀다 지난 4월26일 결혼식을 올렸다.
이로 인해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 결혼식을 치른 뒤 결혼신고를 하러 갔을 때 관청에서 “혹시 친척이 아니냐” “누가 신랑이고 누가 신부냐”고 따지며 한참 동안이나 결혼신고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직장 내에서도 동료들이 이름을 불러 쳐다보면 “다른 왕양을 불렀다”며 놀린다고 한다.
신부 왕양은 “두 사람이 다툴 때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며 화를 내면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 같아 이상하다”며 “우리는 싸울 수도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반대로 상대방에게 좋은 말을 하면 곧 자신을 칭찬하는 것 같아 칭찬도 많이 하게 됐다고 한다. 신랑 왕양은 “우리가 만난 것 자체가 인연인 것 같다”며 “결혼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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