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중국의 자원 기업 포식

끝없는 중국의 자원 기업 포식

기사승인 2009-07-02 17:26:00


[쿠키 지구촌] 중국의 세계 자원 및 기업 사냥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석유 가스 철광석 아연 등 자원이 있는 곳이면 전 세계 어디든 중국의 손길이 뻗치고 있다. 한때 잘 나가던 기업들도 국제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 곧바로 중국의 사냥감이 된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과 정부의 적극적인 저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 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 장궈칭은 2일 “국제 금융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자원가격은 대폭 하락했고,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에서는 외자투자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면서 “지금이 (해외 자원 및 기업)매입의 가장 좋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공격적인 자원·기업 사냥

지난해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부터 중국의 해외 자원 및 기업 사냥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차이나벤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 인수합병(M&A) 규모는 170억7000만달러로 2007년(63억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들어서는 1분기에만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218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석유천연가스유한공사(CNPC)는 지난 2월 러시아 최대 국영회사 로스네프트, 국영 송유관업체 트랜스네프트와 향후 20년간 3억t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대신 중국 국가개발은행은 250억달러를 차관으로 제공키로 하는 등 국가와 국영 금융기관이 적극 지원에 나섰다. CNPC는 중국 석유화공(SINOPEC)과 함께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매일 10만∼16만배럴의 원유공급 계약을 맺으면서도 국가개발은행의 100억달러 차관 제공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CNPC는 지난 30일에는 영국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와 컨소시엄으로 이라크 최대규모 루마일라 유전 개발권을 확보했다.

중국 투자공사(CIC)는 호주 3대 철광석 회사 포르스쿠메달그룹(FMG)과 지분인수 협상을 진행중이고, SINOPEC은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와 유전개발 사업에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 우쾅그룹은 최근 세계 제2대 아연생산회사인 호주 OZ미네랄스를 17억달러에, 중강그룹은 호주 광산업체 미드웨스트를 13억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우한철강은 캐나다 광산업체 컨설리데이티드 톰슨 지분 19.9%를, 화링철강은 호주 FMG 지분 17.55%를 각각 매입했다.

핵심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에 대한 M&A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부품 업체 베이징징시중궁은 지난 3월 미국 최대 부품사 델파이와 브레이크시스템 및 서스펜션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리 자동차는 미국 포드와 국내 쌍용자동차 등에 변속기를 납품하는 호주 부품사 DSI를 인수한 데 이어 GM의 사브 생산조직 인수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젤엔진 제조사 웨이차이는 프랑스 엔진제조업체를 인수했다. 특히 지난달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허머 브랜드가 중국 텅중중공업에 인수된 것은 전세계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아울러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 레노버는 지난 1월 미국 IT업체 스위치박스 랩스 인수에 합의했다.

성장 기반 구축 및 외환보유액 다원화 전략

중국이 이처럼 자원확보와 기업사냥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2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을 보유한데다 국제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초 세계경제 호황기를 타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은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가 세계 주요 에너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또 선진기술을 보유한 알짜 기업을 저가에 인수함으로써 양과 질을 겸비한 고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국가개발은행 CEO 천위안은 지난 1일 CC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금융위기는 중국 기업의 해외 M&A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금융기구, 기업 3자간 협력을 통해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향후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원의 비축 외에 외환보유고의 다원화를 위한 측면도 있다. 중국 경제학자들은 외환보유고의 약 7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 국채가 미국의 경기부양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경우 가치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해왔다.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뭔데 그래◀ 예비군 동원훈련 연장 적절한가

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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