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한국영사관에 따르면 박모씨(50)는 최근 사업을 하는 남편과 함께 후베이성 우한에서 우루무치로 여행을 갔다. 그는 시위가 일어난 5일 위구르인 밀집지역인 시내 시장으로 물건을 사러 나갔다 갑자기 몰려든 시위대에 휩쓸렸다. 어쩔줄 몰라 당황하는 박씨를 향해 위구르인들이 몰려들었다. 한족으로 오인돼 구타 당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그 순간 한 소수민족 30대 여자가 다가와 시위대를 향해 “이 사람은 한족이 아니다”고 설득, 간신히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 시위대가 몰려들지 몰라 두려움으로 가득찼던 박씨는 이 소수민족 여자 집에서 머물며 이틀동안 보호를 받았다.
남편은 백방으로 박씨를 찾아다녔다. 혹시 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아가 부상자 명단을 확인했고, 중국 당국에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는지 확인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희생자 중 외국인은 한명도 없다”는 당국자 말에 다소 안도했지만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은 여전했다.
박씨는 휴대전화를 지니지 않아 자신의 행방을 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수소문 끝에 한국대사관과 연락을 했고, 베이징에서 급파된 박상종 영사의 도움으로 7일 오전 안전하게 남편이 있는 호텔로 돌아갈 수 있었다. 중국에서 선교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박씨는 언론 인터뷰에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고 박 영사는 전했다.
우루무치에는 무역업, 요식업, 자영업,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교민 3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주거지가 유혈시위가 발생한 인민광장, 해방로나 위구르인 밀집지역 등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 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교민들은 전했다. 교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부분 외출을 삼간 채 집과 사무실 등 안전한 곳에 머무르고 있다고 대사관측은 밝혔다. 우루무치=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