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중국의 건배 문화

사람 잡는 중국의 건배 문화

기사승인 2009-07-20 18:09:00

[쿠키 지구촌] 중국에서 최근 관리들이 과음으로 잇따라 사망하자 전통적인 ‘술 문화’에 대한 경각심이 제기되고 있다.

술을 억지로 마시도록 강요하는 건배 의식으로 인한 과음으로 최근 1명의 관리가 숨지고, 다른 관리 1명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20일 보도했다.

지난 13일 후베이성 우한시 신저우구의 진궈칭 부국장은 한 공식연회에서 과음으로 인한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광둥성 잔장시 루옌펑 구청장은 지난주 연회에서 술을 마시다 뇌사 상태에 빠진 뒤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후난성 신양의 가족계획 담당 공무원이 과음으로 인한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공식 연회에서 주량보다 무리하게 건배를 하면서 술을 마시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들은 공무원들이 잇따라 음주로 인한 사고를 당하는 것은 예의와 체면,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전통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공무 접대든, 개인적인 모임이든 취할 때까지 술을 마셔야 하고, 한꺼번에 술잔을 비우는 ‘건배 의식’이 만연해있다.

신경보는 ‘피를 토하도록 술을 마시는 것도 GDP?’라는 평론에서 “그들은 왜 죽도록 술을 마셔야 하느냐”며 전통적인 술 문화를 비판했다. 인터넷 언론 대강망은 “이런 술 문화는 특히 관계에서 중요한 의미”라며 “‘백주를 마실 수 있는데 맥주를 마시는 간부는 전임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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