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신종플루 사각지대

어린이집,신종플루 사각지대

기사승인 2009-09-01 16:33:00
[쿠키 사회] 어린이집이 위험하다.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 고위험군인 5세 미만의 영·유아가 집단 생활하는 어린이집에 예방 지원책이 전혀 없다.

어린이집 원장들은 “세정제 등을 구하느라 가을까지 적자를 감수하는 것도 문제지만 공급량이 달려 물품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어린이집은 신종 플루 1차 책임 기관인 보건복지가족부 소관이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 원장인 A씨는 1일 “세정제와 소독제 비용이 하루에 2만∼2만5000원 정도 든다”고 말했다. 한 달이면 40만∼50만원이다. 이마 체온계(8만원)를 구입했지만 느리고 정확하지 않아 귀 체온계(20만원) 두 개를 추가 주문했다. 그는 “운영을 위해 적자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어린이집의 영·유아는 100여명이다.

부모가 맞벌이인 발열 증상 영·유아의 귀가 조치도 애로 사항이다. 강원도 강릉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 B씨는 열이 37.8도 이상인 유아를 귀가 조치시킨 뒤 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결국 이 아이는 어린이집을 옮겼다. 맞벌이 부모 입장에서는 열이 난다는 이유만으로 자녀를 돌려보내면 돌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B씨는 “워낙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무조건 집에 보내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열이 높은 어린이를 다른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게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장애 영·유아가 있는 어린이집은 매일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광주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인 C씨는 “폐렴을 겪는 등 수시로 아픈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사실상 가을에 대유행이 오면 속수무책이다”고 털어놨다. C씨는 장애 유아 52명이 다니는 어린이집 전체를 소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인체 유해 여부가 걱정돼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손장난이 많은 영·유아임에도 손 소독기 등 고가 물품은 여전히 부족하다. 어린이집 한 곳당 많게는 수천개의 장난감이 있지만 이것을 소독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 원장 D씨는 “세정제와 소독제는 구입했지만 수십만원에 달하는 소독기는 비싸서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들에게 예방 물품을 사서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어린이집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에 관련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예방 물품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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