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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베이징 천안문에서 승용차를 타고 서북쪽으로 1시간 30분쯤 달리면 샹산(香山)이 나온다. 단풍으로 유명한 이 산은 베이징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으로 샹산공원이라고도 부른다. 경치 뿐 아니라 샹산이 유명한 더 큰 이유는 바로 신중국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의 마지막 개국대전(開國大典) 구상 장소이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오후 샹산공원. 공원 입구에서부터 산 중턱으로 30여분쯤 올라가자 ‘솽칭볘수(雙淸別墅)’라는 표지석이 나타났다. 표지석에는 ‘1949년 마오쩌둥과 당중앙이 업무 보던 장소’라는 설명이 쓰여 있었다.
두 개의 맑은 샘물이 있는 별장이란 뜻의 솽칭볘수는 청나라 건륭황제가 지었다가 이후 외세침략에 의해 불타 없어졌지만 1917년 재건됐다고 한다. 마오쩌둥은 1949년 3월 25일 이곳으로 옮겨와 그해 10월 1일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선포할 때까지 6개월여 동안 개국대전의 최후 구상을 했다. 또 이 곳을
중국공산당 중앙지휘부로 사용했다. 마오쩌둥은 이곳에서 국민당과의 전쟁을 총지휘했고 리지선, 장란, 선쥔루 등 각계 지도자들을 만나 신중국 건설의 큰 그림을 그렸다. 또 ‘인민해방군 난징 점령’ 등 중국 인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시와 수필 등도 이곳에서 집필했다.
다소 허름해 보이는 별장 입구에는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내부는 150여 ㎡로 비교적 단출했으며 집무실, 접견실, 침실 등 3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집무실 책상 옆 벽에는 ‘중국인민해방군 전략 형세도’와 ‘중국 인민 해방구 형세도’ 등 2개의 커다른 지도가 걸려 있었다. 마오쩌둥이 중국 전도 위에 국민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장소 등을 하나 하나 직접 표시한 것이다. 또 책꽃이에는 마오쩌둥이 즐겨 읽었던 중국 역사서 등 책들이 빼곡히 꽃혀있는 등 60여년이 흐른 지금도 그의 향취가 살아숨쉬고 있었다.
샹산에 올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는 탕모씨(63)는 “마오 주석은 오늘날 중국이 있게 만든 가장 위대한 분”이라며 “이곳에 오면 그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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