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제자논문 요약 승진·업적평가에 이용 공저 논문 심사에 제출

김신호, 제자논문 요약 승진·업적평가에 이용 공저 논문 심사에 제출

기사승인 2010-07-20 19:42:00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이 2005년 공주교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제자 A씨 석사학위 논문을 그대로 압축한 요약본 형태의 논문을 만들어 A씨와 공저자가 된 후 정교수 승진 심사와 교수 업적 평가에 제출한 사실이 20일 확인됐다.

특히 공주교대는 “김 교육감이 같은 해 이뤄진 승진 심사와 업적 평가에서 해당 논문으로 점수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승진 심사를 통과해 정교수가 됐다. 공저 논문이 심사 과정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교육감은 제자 논문을 요약한 것을 실적으로 제출한 것과 관련해 “스쳐 지나간 일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제자 A씨의 지도교수를 한때 맡았으나 논문 심사 과정에서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교수가 제자의 논문을 요약해 공저자가 된 뒤 승진 심사 과정에 활용한 것은 학문윤리를 위반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당시 현직 초등학교 교사였던 A씨는 2005년 2월 ‘독서요법 프로그램이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의 공격성 감소에 미치는 효과’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A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Y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논문은 당시 학내 우수 논문으로 선정됐다.

5개월 뒤인 같은해 7월 공주교대 교내 학술지에 A씨 석사학위 논문과 같은 제목의 논문이 김 교육감과 A씨 공저자 형태로 게재됐다.

김 교육감은 “A씨가 잘 모르고 내 이름을 앞에 올린 뒤 학술지에 제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자 A씨는 누가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문제의 두 논문은 연구 주제와 방법, 결론이 같다. 두 논문은 초등학생 48명에게 공격성 검사를 한 뒤 공격성이 높은 학생을 대상으로 10주간 독서요법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를 분석했다. 두 논문은 ‘독서요법 프로그램을 적용한 집단의 공격성이 이를 적용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할 때 고른 감소 효과를 보여준다’는 동일한 결론을 내렸다. 공저 논문의 문장은 모두 78개였으며 단 한 문장을 제외한 77개 문장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다. 완벽한 축약본인 것이다.

A씨는 “독서 연구에 관심이 많아 직접 논문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당시 지도교수였던 B씨와 조교 등이 ‘김 교수(김 교육감)를 공동 저자로 올리는 것에 대해 양해해 달라’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2004년 3월 공주교대에 부임한 B교수는 서울 모 사립대 강사로 재직했던 2002년 11월 김 교육감과 초등학교 진로교육 프로그램 관련 논문을 함께 작성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B교수가 뭘 잘 모르고 그랬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교육감은 A씨가 석사논문을 준비하고 집필했던 시점인 2004년 3월부터 2005년 2월까지 1년 동안 한남대 파견교수를 지냈다. 김 교육감은 A씨가 대학원에 진학할 때부터 지도교수를 맡다가 2004년 8월 그만뒀다. 김 교육감은 “파견교수 규정이 있어 지도교수를 그만둬야 했다”면서 “그러나 한남대에 가서도 A씨를 지도했다”고 말했다.

박유리 노석조 기자 nopimula@kmib.co.kr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박유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