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수천억 원 들어간 유교랜드, 3대 문화권 사업 ‘적자에 또 적자’

안동시, 수천억 원 들어간 유교랜드, 3대 문화권 사업 ‘적자에 또 적자’

활성화 방안으로 ‘민간위탁 운영’ 내놨지만, 맡을 곳 없어..수십억 원 경상경비는 세금으로 충당

기사승인 2021-07-05 16:56:14
안동시 도산면 3대 문화권 사업 공사 현장. (안동시 제공) 2021.07.05
[안동=쿠키뉴스] 권기웅 기자 = 경북 안동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문화관광단지에 조성한 실내형 관람시설 등이 적자에다 운영 주체 모집에도 허덕이면서 공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수천억 원대 ‘3대 문화권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도시 특성상 세수는 계속해 줄어드는 데 유지관리비 등의 경상경비는 꾸준히 지출돼야 해서다. 게다가 관람객 모집을 위한 연계 소프트웨어도 전무한 상황이어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10년대 중반 13~15%이던 재정자립도는 현 시장이 집권한 이후 7~8%로 계속해 떨어지고 있다. 지역만의 특색을 다양하게 품고 있지만, 정부 교부세에만 의존해 도시자생력을 잃어간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013년 6월 안동시는 국비 포함 총사업비 430억 원을 투입해 안동문화관광단지 내 연 면적 1만3349㎡ 규모로 유교랜드를 건립했다. 유교랜드는 개관 이후 경북도 산하 공기업인 경북문화관광공사가 2차례에 걸쳐 재계약해 위탁 운영했지만, 해마다 2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해 왔다.

현재는 운영자 모집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올 연말까지가 계약 기간인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재계약의 난색을 표하고 안동시가 활성화 방안으로 내놓은 민간위탁 운영자는 코로나19 정국에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해오던 유교랜드 민간위탁 사업도 협약 중이던 업체가 지난 4월 돌연 포기하고 나서면서 오는 8월 재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동시는 민간위탁 운영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유교랜드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도 계획 중이다. 전시행정 혹은 탁상행정으로 수백억 원을 들여 건물을 지었지만, 거듭되는 용역에다 운영비까지 계속해 수십억 원의 혈세가 낭비되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동시 도산면 일대  73만㎡ 부지에 4000억 원이 들어가는 3대 문화권 사업은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최근 안동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3대 문화권 사업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등 갈수록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이미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2개 선도 사업이 마무리 단계인 상황.

2011년 기획재정부가 KDI에 의뢰한 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고 분석됐다. 또 최근 안동시가 의뢰한 운영비 산정 용역에서 선비문화공원과 테마파크 2개 사업에서만 연간 적자폭이 46억 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도 컨벤션 센터에 연간 140건 이상 회의 유치, 테마파크에는 연간 14만 명이 방문해 1명당 1만5000원의 입장료를 내는 것을 가정했기 때문에 실제 적자폭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적자도 문제지만, 운영 주체 모집도 난관이다. 일찌감치 안동시는 민간 위탁으로 가닥을 잡고 SK와 현대 등 대기업 측에 의사를 타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달 18일 안동시의회 본회의에서 조달흠 안동시의원은 “세금 먹는 하마니, 애물단지니 하는 소리가 결코 기우가 아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3대 문화권 사업 운영 내실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훈선 안동시의원도 “올해 준공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운영에 관한 방향도 설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 또한 문제이다.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며 “위탁이 어려웠을 때는 어떻게 할 건지 매우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안동시 용상동 김 모(44) 씨는 “안동 시내 바로 뒷산에 있는 곳에도 관람객이 없어 적자에 허덕이는 데, 시내로부터 30여km 떨어진 곳은 오죽하겠나”라며 “도대체 이러한 생각들은 누가 해내는지, 시민의 혈세가 자신의 돈인 것 마냥 쓰는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다른 지역 3대 문화권 사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준공돼 운영 중인 ‘신라본 역사지움’ 의성 고운사와 조문국박물관은 2011년부터 10년간 총 사업비 370억 원이 들어갔다. 운영비로 매년 5억5000만 원의 군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수입은 2000만 원에 그치고 있다.

또 390억 원이 들어간 봉화 ‘누정휴 문화누리 조성 사업’도 올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지만, 지난달까지 누정전시관 관람객은 1300여 명, 숙박시설 이용객은 346명으로 수입은 1000만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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