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순들녘 공동영농 이모작 콩 첫 수확..경북 농업대전환 결실

영순들녘 공동영농 이모작 콩 첫 수확..경북 농업대전환 결실

하절기 콩, 동절기 양파·감자 재배
농업소득 26억원(3.3배) 증가 전망
내년도 혁신농업타운 3개소에서 7개소로 확대

기사승인 2023-10-29 10:26:32
'혁신농업타운'으로 조성된 문경 영순들녘에서 시범 재배 작물인 콩을 수확하고 있다.(경북도 제공) 2023.10.29.

경북도가 부농 구현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농업대전환’이 첫 결실을 맺었다. 

농업대전환은 민선8기 이철우 지사가 “도시 근로자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땅도 가지고 있는 농민이 못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농업의 틀을 반도체에 버금가는 먹거리산업으로 ‘확 바꾸겠다!’는 야심찬 기획이다. 

경북도는 정책의 해법을 농가소득이 도시 근로자 보다 높은 글로벌 농업 강국 네덜란드에서 찾았다. 

우리나라 농가소득은 3만 7000불로 도시근로자의 64% 수준인데 반해 네덜란드는 농가소득은 8만불로 도시근로자보다 높다. 

경북도는 그 비결을 과학영농과 규모화로 보고 농업대전환의 방향을 첨단 과학 접목과 기계화·규모화를 핵심으로 잡았다.

지난해 6월 ‘농업은 첨단산업으로 농촌은 힐링공간으로’을 주제로 농업대전환 비전 선포식을 갖고 농업첨단화와 규모화로 생산성 향상과 농가소득 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작 비중이 높은 노지작물을 2모작 공동영농형으로 전환해 소득배가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혁신농업타운 3개소(구미, 문경, 예천)와 들녘특구 4개 지구(포항, 경주, 구미, 울진)를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첫 시범 작물 재배..문경 ‘혁신농업타운’ 수확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혁신농업타운’의 첫 시범작인 문경지구가 사업 시작 이래 첫 콩 수확에 들어갔다.

지난 6월 19일 문경 영순들녘에 파종된 콩 씨앗이 결실을 맺고 있다.

‘혁신농업타운’은 경북도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농업대전환의 핵심사업이다. 

문경 영순들녘은 영순면 율곡리 일원 105ha에 콩과 양파를 중심으로 이모작 공동영농을 추진하는 시범단지다.
 
벼단작에서 (하절기) 콩,  (동절기) 양파·감자 재배 

영순들녘 농가는 50~60대가 55%, 70대 이상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들녘은 그동안 농가에서 개별적으로 벼농사만 지었다.

하지만 올해 부터 '농업혁신타운'으로 전환되면서 핵심 품목을 벼 대신 콩으로 전환했다. 반면 벼는 5ha만 재배했다.  

콩이 수확된 자리에는 바로 양파가 파종되며 일부는 내년 초 감자가 식재된다. 

들녘은 늘봄영농조합법인의 전적인 책임하에 경영되며, 마을주민은 법인회원으로 가입해 주요 영농활동에만 참여한다.

청년농업인도 수혈됐다. 그 결과 대형장비가 누비는 들녘으로 활력이 넘치고 있다.

판로망, 가공공장 및 유통업체로 다각화 

이번에 수확하는 콩은 두부 및 장류에 폭넓게 사용되는 품종이다.

판로는 도차원에서 가공공장과 유통업체로 다각화해 지원하고 있다. 

콩 선별 후 정부 수매를 통해 일부 출하하고 나머지는 가공용 등 법인 자체 판로망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경북도 김대식 농업정책과장은 “올해는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작황 부진과 소득감소가 예상된다”며 “원활한 판로와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두부류, 장류, 콩나물 콩 등 국내 규모 있는 가공공장을 연결하는 한편 대형 유통업체와 연계해 판매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소득, 7억 8000만원에서 26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 기대 

영순들녘의 농업 소득은 농진청 표준소득(2020~2022년 3년 평균) 기준에 대입하면 벼농사만 지었을 경우 7억 8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 수확되는 콩과 동절기 양파, 내년 봄 감자 수확까지 감안하면  농업소득은 기존보다 3.3배 가량 늘어난 26억원에 이른다. 

공동영농에 참여하는 농가는 연말께 참여 면적에 따라 평(3.3㎡)당 3000원씩 기본 배당소득을 지급하고, 추가 소득은 별도로 정산할 계획이다. 

경북도, 내년 혁신농업타운 3개소에서 7개소로 확대

경북도는 공동영농과 2모작 소득작목 재배가 농업소득 증대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공동영농을 도내 전체로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혁신농업타운 조성 사업을 올해 3개소에서 내년 7개소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소외되는 시군이 없도록 특화품목형도 추가해 농업대전환을 대대적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이철우 지사는 “지난 40년 동안 도시에서 돈을 벌고 농촌은 보완적인 역할을 했다면 이제 돈 벌기 위해 농촌으로 가는 이도향촌(離都向村) 시대가 멀지 않았다”며 “문경지구와 같은 농업혁신이 도내 곳곳에 들불처럼 일어날 수 있도록 생산혁신과 문화혁신을 위한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정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가 지난 6월 19일 문경 영순 공동영농단지 들녘에서 농업대전환의 성공을 위한 다짐행사를 가지고 있다. (경북도 제공) 2023.10.29.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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