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한치(화살꼴뚜기)’ 인공 부화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5일 경북도에 따르면 수산자원연구원이 ‘한치’로 널리 알려진 화살꼴뚜기를 실내 육상수조에서 사육하면서 산란 유도 및 수정란 부화에 성공했다.
이번 성공은 오징어류 인공종자 생산과 수산자원 조성을 위한 번식생태 연구에 첫걸음을 내딛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한치 인공 부화는 동해안의 오징어류 자원 보존을 위한 연구 일환으로 추진됐다.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울진군 후포항에서 채낚기로 어획된 몸길이 24cm 정도의 한치 300마리를 구입해 육상 수조에서 2개월간 사육하면서 적정 사육환경 및 먹이생물 등을 규명했다.
또 수조 내에서 암컷과 수컷의 교미(짝짓기)와 산란을 유도하는 등 번식생태학적 습성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초 수조내에서 산란을 시작해 60일 정도의 발생과정을 거쳐 3월초 인공 부화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연구를 맡은 김윤하 박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한치 사육에 관련된 정보는 없었으나 대문어 등 다른 수산생물의 종자생산 노하우를 참고해 자연환경과 유사한 사육환경을 조성해 산란유도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치(화살꼴뚜기)는 몸길이가 30cm를 넘는 대형종으로 주로 동해 연안에 서식하는 오징어목 꼴뚜기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이다.
한치는 다리가 약 3cm 정도로 짧아 붙여진 명칭이다.
제주도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 대형 꼴뚜기류인 창꼴뚜기와 함께 두 종을 구분 없이 ‘한치’라고 일컫는다.
제주도에서는 ‘한치’를 쌀밥과 인절미에 비유하고 있다.
반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개떡’이라는 속담처럼 한치는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있어 살오징어보다 대접받는 고급 오징어류다.
경북도는 최근 ‘금(金)징어’로 불릴 만큼 어획량이 80%이상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치 부화 성공이 예전의 동해안 대표 수산 먹거리였던 오징어의 명성이 되찾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살오징어 어획량은 전국적으로 2013년 15만 5000톤에서 2016년 12만 2000톤, 2019년 5만 2000톤, 2022년 3만 7000톤으로 급감했다.
경북에서도 2013년 6만 3000톤에서 2016년 4만 4000톤, 2019년 1만 3000톤, 2022년 1만톤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영석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동해안 오징어류가 지역의 대표 수산자원으로 명맥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기초 생태학적 연구와 대량 종자생산 기술 확보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