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1인가구는 한달에 평균 315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형태는 연립 및 다세대 주택이 가장 많았다. 고물가·고금리 현상으로 끼니를 줄이고 혼밥을 택했지만, 2년 전보다 여유자금이 줄었다.
KB금융그룹은 1인가구의 비율이 증가하고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의 일상 생활과 금융 생활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한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17일 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월19일부터 19일간 혼자 거주하며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25~59세 1인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표적집단 심층면접(FGD)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2023년 기준 한국 1인가구는 783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한다. 이는 한국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으로, 전통적인 가족 형태인 4인 이상 가구(370만 가구)의 2배 수준이다. 1인가구의 증가는 전 세계적 현상으로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2030년 전체 가구의 38.6%(901만 가구)에서 2040년 42.3%(988만 가구)를 거쳐 2050년에는 41.7%(972만 가구)대로 5가구 중 2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15만원으로 이 중 40.8%를 주거비, 식비, 여가비 등 생활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소득 중 생활비 비율은 2022년(38.7%)에 비해 2.1%p 증가했는데, 고물가·고금리로 생활비와 대출금 상환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월소득에서 생활비를 지출하고 대출금을 상환하고 저축을 하고 남은 여유자금은 16.2%로 2022년(20.1%)에 비해 3.9%p 감소했다.
먼저 1인가구가 독립을 시작한 계기를 살펴본 결과, 1인가구의 절반 이상(53.1%)이 비자발적으로 독립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2020년 39.9%→2022년 51.2%→2024년 53.1%). 반면 1인 생활 지속 의향도는 감소했다(2022년 56.3%→2024년 55.8%).
거주 공간 측면에서는 긴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 연락처의 작성’(54.5%), ‘금융’ 측면에서는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한 ‘비상 지출 대비’(38.5%) 등에 대해 점검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1인가구가 충분히 독립을 준비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KB금융이 제안하는 1인가구의 거주 공간 준비 체크리스트’를 마련하여 이번 보고서와 함께 공유했다.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보면, 1인가구는 하루 평균 채 2끼(1.8끼)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2020년(2.2끼) 보다 덜 챙겨 먹었다. 반면 혼밥 비율은 67.8%로 2020년(65.2%)보다 2.6%p 증가했다. KB금융은 “전반적으로 혼밥을 하는 비율이 증가했고, 혼밥을 하는 방식에서 건강을 생각하고 고물가로 인한 식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였다”고 설명했다.
주생활 측면에서는, 1인가구는 ‘연립 및 다세대 주택’(38.4%) 거주자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아파트’(30.7%), ‘오피스텔’(22.2%) 순이었다. ‘연립 및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1인가구(2022년 35.3%→2024년 38.4%)는 증가했으나 ‘아파트’에 거주하는 1인가구 비율은 2022년 대비 5.5%p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2022년 36.2%→2024년 30.7%).
1인가구의 생활 만족도 부분에서는 10명 중 7명(71.2%)이 1인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1인 가구가 생활에서 느끼는 3대 걱정거리는 ‘경제적 안정(22.8%)’, ‘외로움(18.1%)’, ‘건강(17.0%)’이었다. 이 중 ‘경제적 안정’에 대한 우려가 증가(2022년 19.1%→ 2024년 22.8%)했다.
한국과 일본의 청년 1인가구 결혼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는데, 이 부분에서는 한국보다 일찍 1인가구 확대를 경험한 일본의 청년 1인가구와 한국의 청년 1인가구가 갖고 있는 결혼에 대한 생각을 비교했다. 향후 결혼 의향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국 청년 1인가구 중 7.2%, 일본 청년 1인가구 중 19.4%가 ‘향후에도 전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해 일본 청년 1인가구의 비혼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청년 1인 가구는 일본 청년 1인가구보다 배우자 선택 요건이 엄격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한국과 일본 청년 1인가구 모두 배우자를 고를 때 개인적 요건(외모, 학력, 경제력, 직업)보다 관계적 요건(성격, 취미, 가사·육아 태도, 배우자 업무 특성 이해)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선택 요건별로 한국과 일본 청년 1인가구의 응답률을 비교해 보면, 한국 청년 1인가구는 ‘나의 업무특성 이해’를 제외하고 ‘성격’(90.6%), ‘가사·육아태도’(62.7%), ‘취미’(38.8%) 등 대부분 항목에서 일본 청년 1인가구보다 더 중요한 요건으로 생각해 더 엄격한 배우자 선택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