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카페상권은 ‘저가’ 아니면 답이 없습니다.”
불경기가 이어지며 예비창업자들 사이에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창업 고민이 늘고 있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는 일반적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기준 2000원 이하로 판매하는 커피 브랜드들을 말한다. 이 가운데 폭발적으로 매장이 늘어난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이 이른바 ‘메컴빽’으로 불리며 예비창업자들의 창업 의지를 키우고 있다.
20일 현재 통계청의 ‘프랜차이즈(가맹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커피·비알콜음료 업종 가맹점 수는 2022년 2만9581개에서 2023년 3만2238개로 9%(2657개) 증가했다. 메가커피 매장은 지난해 3000개를 넘겼으며 컴포즈커피, 빽다방도 각각 약 2500개, 1500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에서는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창업 관련 문의 글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비용이 적고 마진율이 높다고 알려지며 신규 창업 희망자가 몰린 것이지만, 일각에선 출혈경쟁이 심화되는 저가커피 창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꼭 하겠다면 신규 창업보다 양도·양수를 권장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저가커피 가맹점 관계자는 “분위기에 이끌려 신규창업을 했다가 돌이키지 못할 피해를 입을 수도 있어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최근 폐업 소식도 많이 들려, 오히려 상황에 따라 양수해 운영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카페가 많은 만큼 폐업률도 늘고 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서울 내 커피업종 개업수는 1210개, 폐업수는 1054개로 개업수가 앞섰다. 그러나 2분기는 개업수 987개, 폐업수 1028개로 역전됐으며 3분기도 각각 934개, 1111개로 폐업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원두가격도 지속적으로 올라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신규 창업이 긍정적인 선택이 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식용으로 쓰이는 아라비카 원두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톤당 7049원을 기록했다. 평년(3264달러)보다 116%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가공용으로 쓰이는 로부스타 원두도 톤당 4875달러로, 평년(1786달러)보다 173% 뛰었다.
업계에서는 창업 결정에 앞서 꼼꼼한 사전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전국가맹점주협회 관계자는 “이미 매우 포화된 저가커피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실패를 각오하고 시작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인기가 많다고 섣불리 시작하면 비용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판단으로 신규 창업이나 양도·양수하기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서 어떤 지원을 하는지, 예상 수익은 어떤지, 월 매출은 어떤지 등 정보공개서를 세심히 살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