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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연극 ‘억울한 여자’가 다시 왔다. 지난해 9월 10회 공연된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주인공 유코 역을 맡았던 배우 이지하(39)는 그동안 ‘민들레 바람 되어’ ‘침향’ 등을 거치며 평단과 관객이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이지하는 다음 달 8일까지 다시 ‘억울한 여자’ 유코가 된다.
“관객의 피드백이 확실히 느껴져요. 유코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어요. 속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를 무대에서 대신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하시는 분도 있어요.”
도쿄 출신인 유코는 3번의 결혼에 실패하고 동화작가인 다카시를 만나 4번째 결혼에 골인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산다. 어느 날 유코가 소문에서만 존재하는 떨매미를 찾겠다고 나서자 마을 사람들은 냉랭하게 바라본다. 게다가 항상 상대를 의심하는 듯한 표정, 말끝마다 “무슨 뜻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라며 끊임없이 말꼬리를 잡는 집요함까지 갖춘 유코의 까칠한 성격 탓에 마을 사람들은 그를 멀리한다. 심지어 남편 다카시까지도.
10일 서울 대학로 무대에서 만난 이지하는 유코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생각해보면 유코가 하는 말은 우리가 평소에 하고 싶지만 체면 때문에 못하는 것들이에요. 우리가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적당한 선에서 멈추는 반면 유코는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말하고, 상대의 진심을 제대로 확인하고 싶어하죠.”
유코의 별난 성격 덕분에 그는 집단에서 소외당하는 피해자면서 동시에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로 비친다. 유코가 주고받는 대화는 무겁지 않아서 시종 웃음이 터지지만 연극을 보면서 진지하게 생각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지하가 보기에도 유코는 과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인물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게 제일 힘들다고 털어놨다. “과장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지만 정말 저런 사람이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수위조절이 필요해요. 매일 공연을 하니까 그 지점을 찾는 게 어려울 때도 있어요.”
1993년 연극 ‘바보각시’로 데뷔한 이지하는 한 때 무대를 떠나기도 했으나 연극은 삶의 모든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무대 연기의 한계를 깨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요즘 TV나 영화에서 활동하시던 분들이 연극무대에도 자주 서는데 서로 교류하며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거라고 봅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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