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의 기적’ 워낭소리 100만 관객 돌파

‘독립영화의 기적’ 워낭소리 100만 관객 돌파

기사승인 2009-02-20 18:27:01

[쿠키 영화]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개봉 37일만에 꿈의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0일 배급사 인디스토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개봉한 ‘워낭소리’는 19일까지 130여개관에서 97만명을 동원했으며 20일 오후 100만명을 넘어섰다. 평일에도 하루 5만∼6만명의 관객이 관람하고 있고, 주말에는 평일보다 2배 가량 많은 관객이 들고 있어 당분간 흥행 돌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최고 흥행을 기록한 국내 독립영화는 ‘우리 학교’(10만여명)였다. 제작비 2억원으로 100만 돌파는 저가 예산 영화의 개가임이 분명하다.

▲마케팅 업계에도 족적=영화는 소와 농부의 40년 동행을 통해 아버지 세대의 노고, 인간과 자연의 어울림을 잔잔하게 담아냈다. 또 독립영화 특유의 독설을 줄이고, 쉽지만 가볍지 않은 서사로 관객에게 다가갔다.

‘워낭소리’는 영화 마케팅 업계에도 족적을 남겼다. 상영관을 최대한 확보하고 이후 관객 수 감소에 따라 극장을 줄이는 게 통상적 전략이지만, 대중극장의 거부로 ‘워낭소리’는 다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15일 7개 관에서 시작한 영화는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20일 130여개 관으로 확대 상영됐다. 조용하게 개봉해서 떠들썩하게 대박을 터뜨리는 ‘슬리퍼 히트(Sleeper Hit)를 친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 공급원으로 주목받는 독립영화=올해 제38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수상한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프랑스 브졸 국제 아시아 영화제에서 이날코(INALCO)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낮술’(노영석 감독) 등이 ‘워낭소리’와 함께 선전하며 독립영화는 이제 새로운 콘텐츠 공급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TV 업체인 메가TV는 독립영화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페이퍼뷰(PPV) 방식으로 주문형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놓고 서울독립영화제 측과 협의 중이다. 지난해 독립영화 특별관을 잠시 선보였던 하나TV도 유사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OCN, 채널CGV 등 케이블 채널은 TV에 적합한 독립영화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독립영화 부흥기 아직 멀다=그러나 당장 독립영화 부흥기에 접어들었다고 속단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렇게 보는 핵심은 공적 지원의 감소다. 영진위는 2004년부터 해마다 5억원의 예산을 들였던 다양성영화 마케팅 지원 사업을 폐지하고, 대신 순제작비 10억원 이내의 소규모 영화 10편에 71억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독립 장편영화 평균 제작비가 6천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10억원 이내의 영화는 곧 상업영화를 포함하게 된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

청운대 영화학과 노경태 교수는 “이제껏 영진위가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하게 독립영화에 지원했고, 그게 익어서 ‘워낭소리’가 터졌다”며 “독립영화 예산을 삭감하고, 상업영화에 공적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워낭소리’ ‘낮술’도 영진위로부터 마케팅 지원금 4천만 원을 받아 개봉됐다. 극장용 필름인 프린트 비용이 한 편 당 200여 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10개관에 개봉해도 약 2천만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전단지, 포스터를 포함한 홍보 비용을 감안하면 4천만원은 최소한의 홍보·마케팅 비용인 셈이다.

또 멀티플렉스 극장의 높은 문턱도 난관이다. 홍보·마케팅 비용을 감안해 상영 영화를 결정하는 대중극장의 선택에서 독립영화는 제외되기 마련이다. 유지나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는 “독립영화가 예술영화관에 국한되면 일반인의 문화 향유권과 선택권이 침해받는다”며 “마이너 영화 쿼터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독립영화 순수성 사라질까 우려=‘워낭소리’의 성공으로 독립영화마저 산업 논리로 재단될까 걱정하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허욱 용인대 영화영상과 교수는 “적게 투자해서 많은 이득을 남기는, 튼튼한 중소기업 논리로 독립영화를 보면 안된다”며 “이윤을 남기지 않는 독립영화도 영화계에 독창성을 제공하는 문화적 토양이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김준엽 기자
nopimula@kmib.co.kr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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