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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최근 방송사마다 영화 또는 자사 프로그램을 연속 3회 이상 노출시키는 등 지나치게 간접 홍보에 나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원태연씨 나온 것은 좋아요. 그런데 영화 개봉에 맞춰서 나온 것은 아쉽네요. 그것도 (원태연 감독이 제작한 영화 주인공인) 권상우가 2주씩이나 나온 뒤라 더 씁쓸합니다. 무슨 영화 홍보를 3주나 연달아 해주는 건가요?”
시청자 박정언씨가 MBC ‘황금어장’의 한 코너인 ‘무릎팍 도사’를 보고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개봉을 앞두고 영화 감독이자 시인 원태연씨가 4일 출연했고, 이에 앞서 지난달 이 영화의 주연 배우 권상우가 2주 연속 나왔다. 방송 홈페이지에는 “영화 홍보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그저 웃고 갑니다” 등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황금어장’뿐 아니라 다른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SBS ‘야심만만2’의 경우도 2주 연속 영화 홍보를 계속했다. 지난달 9일에는 영화 ‘핸드폰’ 의 주연 배우가, 그 전 주에는 영화 ‘마린보이’에 출연한 배우 조재현 김강우 박시연이 게스트로 나왔다. 조씨는 “우리 영화에 베드신도 나온다”며 홍보의 강도를 노골화했다.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경쟁 프로그램이 각각 영화 홍보에 나서, 시청자 주권이 침해되는 경우도 생긴다. 지난달 9일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MBC)는 영화 ‘작전’의 주연 배우를 출연시켰고, 같은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야심만만2’는 영화 ‘핸드폰’ 주연 배우를 소개했다. 시청자는 채널을 돌려도 영화 홍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영화 홍보뿐만 아니라 자사 프로그램 홍보도 문제다.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매주 월∼금 방영)은 드라마 ‘아내의 유혹’ 관련 소식을 한 주에 3회씩 다뤘다. 지난달 16, 19일에는 ‘아내의 유혹’ 출연진인 김서형과 변우민이 각각 출연했고, 20일에는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씨가 ‘아내의 유혹’ 연기자들의 한복을 디자인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홍보를 명분으로 평소 TV 출연을 꺼리는 스타를 손쉽게 섭외할 수 있는 기회겠지만 2∼3주씩 연속되는 간접 홍보는 공공재인 전파를 사재로 사용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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