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종영한 SBS 드라마 ‘온에어’는 연예계 성 상납, 재벌 스폰서, 배우의 자살 등을 실감 나게 다뤘다. 광고 재계약을 핑계로 광고주가 대뜸 호텔방 열쇠를 건네자 여배우 오승아(김하늘)가 냉소를 띠며 말한다. “내가 많이 싸 보이나? 하룻밤이면 돼요? 나랑 놀고 나면 못 잊으니까 차라리 데리고 살아요. 하룻밤만 데리고 놀자는 거면 수작 걸지 말라는 뜻이에요.”
이후에도 성 상납을 강요당하자 그는 “(제 몸이) 아직 손을 안 타서, 3년짜리 CF 가지곤 명함 못 내미세요. 어떻게 할까요? 사모님과 상의해 보고, 연락 주시겠어요?”라며 쏘아붙인다. 드라마는 또 다른 여배우가 성 상납을 강요당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도 다뤘다.
‘온에어’의 김은숙 작가는 “연예계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이니 만큼 그 문제를 안 다루거나 피해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8년 전 종영한 SBS 드라마 ‘순자’도 한 여성이 스타가 되는 과정에서 체험한 연예계 비리를 다루고 있다. 시골 장터에서 일하던 순자는 2년 만에 유명 배우가 되지만 연예인으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껴 양심선언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성 상납, 매니저와의 유착 관계 등을 그렸다.
드라마뿐 아니라 성 상납을 소재로 하는 노래도 있다. 가수 바비 킴이 이끄는 힙합그룹 부가킹즈가 2005년 발표한 노래 ‘서울야화’는 SBS를 제외한 방송사에서 모두 방송 부적합 가사라는 이유로 발매 직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늦은 밤 급히 불려나가 성공을 전제로 한 성 상납/ 꿈을 위해 참고 또 참아 더러워진 몸뚱이를 피눈물로 닦아”라는 가사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다.
이후 이 곡은 일부 가사를 수정해 심의를 통과했다. 당시 바비 킴은 “준비 없이 허황한 꿈을 좇거나 자기 수련 없이 하루아침에 스타를 꿈꾸는 풍토를 꼬집는 가사”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