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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후손들이 자료를 더 많이 공개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도음악협회 난파연구위원 신도성(47) 이사는 18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 사무실에서 “친일파라고 낙인이 찍히면 말을 다 들어보지도 않고 비난하기만 하니 사실에 근거한 판단을 할 수가 없다”면서 “업적이든 잘못이든 떳떳하게 공개하고 자료를 갖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6년 한국음악협회 경기도지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함께 만든 ‘새로 쓴 난파 홍영후 연보’에 참여했다. 보수와 진보가 함께 사실이 아닌 것은 모두 배제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신 이사는 “책이 나오면 논란이 끝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양쪽에서 모두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다른 소리를 하더라”라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홍난파의 여권을 본보에 첫 공개했다. 1931년 발행된 여권에는 한자로 그의 이름이 쓰여있고, 그가 배편으로 미국 LA, 시카고 등을 다녀왔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그는 “미국에 계신 둘째 딸에게 여권을 공개하자고 했는데 ‘공개하면 아버지한테 또 불리한 거 아니냐’면서 망설이더라. 중요한 자료는 가족들이 가지고 있을 텐데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어떤 것도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난파가 민족음악가로 각광받던 때에 전기작가들이 쓴 얘기 중에 사실이 아닌 부분도 많다. 친일이 불거지면서 마찬가지로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로 둔갑한 경우가 많다”면서 “친일 행위에 대해 바른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해서 정확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69년 시작돼 올해로 41회를 맞는 난파음악제는 오는 4월17일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유앤아이센터에서 열린다. 화성=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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