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단순무식 캐릭터가 통한다

드라마,단순무식 캐릭터가 통한다

기사승인 2009-03-30 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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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원래 잘난 사람들은 튀게 돼 있어. 군대일학(?)이라고 하잖아” (드라마 ‘내조의 여왕’ 천지애 역)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빨리 죽는(?) 법이야” (드라마 ‘꽃보다 남자’ 구준표 역)

톡톡 튀는 무식한 언어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가 요즘 인기다. MBC ‘내조의 여왕’의 천지애, SBS ‘아내의 유혹’의 정하늘, KBS2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제껏 시청자에게 도시적 역할로 인식된 연기자 김남주는 ‘내조의 여왕’에서 성공적으로 무식 캐릭터에 안착했다. 그가 맡은 천지애는 사회생활에 미숙한 서울대 출신의 남편을 성공시키는 ‘똑순이’ 전업주부다. “백수 사백만 시대라잖아요. 언젠가 좋은 날 오겠죠. 인생사 다홍치마라는데” 등의 틀린 속담과 관용구를 연발 날리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천지애는 생각하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기는 단순한 성격이면서도 자신과 남편의 성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드라마의 무식 캐릭터와 차별화를 이룬다. 회사 임원의 부인에게 아부를 하거나, 인사 청탁을 시도하는 등 편법도 서슴지 않는다. 1970∼80년대의 착하고 도덕적인 ‘똑순이’ 캐릭터에 비해 한층 영악해진 셈이다.

‘아내의 유혹’에서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정하늘(오영실)은 10세 정도의 지능을 지닌 인물이다.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막 행동해서 집안의 사고뭉치로 불리지만 사악한 신애리와 정교빈을 혼내며 옳은 소리도 곧잘 한다. 각자 자신의 이익을 향해 계략을 꾸미는 ‘아내의 유혹’ 등장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천연무공해표 캐릭터다.

31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이민호)는 앞서 설명한 캐릭터보다는 덜 무식한 편. 외국어에 능통하지만 유독 상식과 국어에는 약해 “잠자는 늑대(?)의 코털을 건드려” 등의 말을 내뱉는다.

행동하기에 앞서 자신의 이익을 재고 계산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아는 척, 잘난 척, 있는 척 하지 않는 단순무식 캐릭터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다고 평론가들은 입을 모은다. 문화평론가 김성수씨는 “취직이 되지 않고, 일단 구직자가 직장에 들어가면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는 등 사회가 전반적으로 주눅 들어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솔직한 성격을 지닌 인물을 보며 시청자가 통쾌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뭔데 그래] 한나라당 '패러디 정치', 참신? 짜증?

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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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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