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잡는 여경’…베스트 수사팀 선정된 이경선 경장

‘조폭 잡는 여경’…베스트 수사팀 선정된 이경선 경장

기사승인 2009-08-07 17:04:01

[쿠키 사회] “얼굴과 기사가 신문에 나가면 조직폭력배한테 협박 받을 수도 있겠는데요.”

서울지방경찰청 폭력계 1팀의 막내인 이경선(35·사진) 경장은 호탕하게 웃었다. 무시무시한 폭력배들이 전혀 무섭지 않은 눈치였다. 이 경장은 경찰청이 올해 처음 선정한 ‘베스트 수사팀’ 가운데 조직폭력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폭력계 1팀의 유일한 여자 경찰이다.

이 경장의 이력은 일반 경찰과 조금 다르다. 경희의료원 정신과에서 임상심리사로 근무하던 그는 3년 전 경찰청 피해자심리전문요원에 지원했다. 상담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범죄수사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뜻을 품었다. 이후 이 경장은 보복을 두려워하는 피해자 때문에 진술 확보가 어려운 조폭수사에 발을 들였다.

“사건에만 초점을 맞춰서 피해자에게 다가가면 굳게 입을 다물지요. 하지만 범행으로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없는지 상담을 하듯 말을 건네면 피해자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엽니다.”

이 경장은 지난 6월 일본 야쿠자 운영 형태를 모방한 ‘이태원파’ 61명을 검거하는 데 일조했다. “위층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인데 떡 좀 갖고 왔어요”라며 접근한 이 경장의 재치 덕분에 이태원파의 주범은 손쉽게 검거됐다.

조폭의 동선을 쫓아 그는 지방으로 자주 출장을 간다. 범인이 새벽에 움직이면 그도 새벽에 집을 나간다. 이 경장은 불규칙한 생활을 이해해주는 남편과 해맑은 웃음을 보이는 세살배기 아들이 고맙기만 하다.

경찰청은 강력 분야에 광주북부경찰서 지역형사3팀, 조직폭력 분야는 서울경찰청 폭력계 1팀, 지능수사는 서울 혜화서 지능팀, 경제사건 수사는 전남 보성서 경제팀, 마약 사건은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 2팀, 사이버 수사는 부산 해운대서 사이버수사팀, 과학수사는 강원 춘천서 과학수사팀을 올 상반기 베스트 수사팀으로 선정했다. 베스트 수사팀은 7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특별승진 등의 포상을 받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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