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 유사 논문 중복 게재 의혹

[단독]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 유사 논문 중복 게재 의혹

기사승인 2009-09-14 23: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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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와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연구원 2명이 함께 쓴 논문 두 편이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논문은 농진청이 3년간 진행한 연구결과를 담고 있으며, 연구비로는 연간 1500~2000만원이 지급됐다. 백 후보자는 자신의 논문을 상당 부분 포함한 새 논문을 발표하면서 선행 연구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또 2002년 7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쓴 논문이 2004년부터 3년간 다섯 편이 실려 '실적 부풀리기'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04년에는 2∼5개월 간격으로 논문 세 편이 각각 다른 학회지에 게재됐다.

14일 본보가 확인한 결과 유사 논문은 2004년 한국농촌의학회지에 실린 '농촌지역 노인들의 사회 경제적인 요인 및 건강 습관에 따른 건강 관련 삶의 질'과 2006년 한국영양학회에 게재된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장년, 노년층의 건강 영양상태 및 이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에 관한 연구-Ⅲ 농촌 노인의 주관적 건강평가와 건강관련 행동 및 식이섭취와의 관련성' 등 두 편이다. 두 논문은 백 후보자와 농촌자원개발연구소 A, B연구원이 함께 썼다.

논문들은 노인의 주관적 건강 평가, 건강 관련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조사로 시작한다. 조사 대상자는 2002년 7월 경북 예천, 전북 순창 등 다섯 곳의 65세 이상 노인으로 동일하다. 조사 방법과 내용도 비슷하다. 2006년 논문은 조사 결과에서 주관적인 건강평가, 일반사항 질병상태 건강습관 등 6개 항목을 이용했다. 2004년 논문에 추가된 항목은 골밀도, 질병, 식이섭취 3개다.

조사 과정이 유사하다 보니 결론도 마찬가지였다. 2006년 논문은 노인의 주관적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8개 제시했다. 대상자의 성별·나이 분류를 제외하면 실제 결과는 7개다. 7개 중 5개의 결과가 2004년과 비슷하다. 다만 2004년과 2006년 논문에 사용한 조사 결과는 모집단이 달라지면서 약간 차이를 보였다. 2004년 논문은 483명이 모집단인 반면 2006년은 433명이 조사 대상이다.

함께 논문을 쓴 A연구원은 "데이터를 발전시키면서 일부 내용이 중복됐으나 다른 논문"이라며 "백 후보자는 자문 역할을 맡아 실제 연구비를 전혀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국영양학회는 "2002년 7월 조사를 해 동일한 저자가 발표한 논문이지만 각각 주관적 건강평가, 삶의 질에 관한 논문으로 중복되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백 후보자는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2007년 당시 과학기술부가 발간한 '실천연구윤리'는 독창적인 내용 없이 한 편의 논문을 여러 편으로 쪼개 업적을 부풀리는 논문을 편법으로 간주한다. 또 자신의 논문 중 일부분을 쓰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서로 다른 논문을 합성해 발표한 논문도 '자기 표절'로 규정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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