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오는 7일 ‘(가칭)국립 이건희 미술관’ 대구유치추진위원회 구성 및 추진 전략 논의를 위한 실무협의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건희 컬렉션’ 유치 활동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시는 한국 근대미술의 발상지인 대구가 삼성의 창업지인 점과 국가 균형 발전의 모범 사례를 만들기 위해 대구가 적임지임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삼성의 뿌리 깊은 인연
대구는 고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이다. 이건희 회장은 1942년 대구 중구 인교동에서 태어났다.
1938년 삼성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삼성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대구 인교동에서 창업했으며,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제일모직을 1954년 북구 칠성동에 설립했다.
현재 옛 제일모직터에는 삼성이 조성한 삼성창조캠퍼스가 위치해, 복원된 삼성상회 건물, 제일모직 기숙사를 중심으로 삼성의 태동을 기념함과 동시에 청년창업가 활동의 요람이 되고 있다.
◇지역 배분 통한 균형발전은 국가적 과제
국내 유일한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4개관으로 운영 중이다.
과천관(1986년), 덕수궁관(1998년), 서울관(2013년), 청주관(2018년) 중 3개관이 수도권에 있고, 1개는 충청권에 있다.
민간으로 시선을 넓혀도 리움미술관(서울 용산구)과 호암미술관(경기도 용인) 등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민들의 문화적 박탈감은 심각한 상황이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267개 미술관 중 40%가량인 104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근대 미술의 발상지로서의 품격을 유지·발전시키고 있는 대구에 국립 ‘이건희 미술관’을 세움으로써 전 국민이 고르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근대미술 발상지 대구
대구는 일찍부터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메카였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도 대구에서는 이상정, 이여성, 박명조, 서동진 등의 선각자들이 중심이 돼 서양화 붐을 일으키며 한국 근대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
이후 지역 출신의 이쾌대, 이인성, 김용준 등 걸출한 인물들이 한국화단을 개척해 나갔다.
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1500여 점 중에서도 50% 이상이 근대미술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는 한국 3대 공립미술관으로 자리잡은 대구미술관 외에, 금년 하반기 착공 예정인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하고, ‘이건희 미술관’이 자리잡게 되면, 대구는 고전-근대-현대미술을 잇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문화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뛰어난 접근성
시는 서울에서 99분, 김해공항에서 60분이 소요되는 등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로 접근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광주대구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으로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는 대구는 특정 지역민만이 아닌, 전 국민과 세계인이 즐겨 찾는 미술관을 건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무협의회를 기점으로 유치 본격화
시는 삼성과의 인연, 접근성, 근대미술의 저력 등 모든 면에서 대구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는 7일 ‘이건희 미술관’ 대구유치추진위 구성 및 추진전략 논의를 위한 실무협의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탄력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938년 고 이병철 회장은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창업했고, 4년 뒤 고 이건희 회장이 대구에서 태어났다. 또한 대구는 서울평양과 더불어 한국 근대미술의 3대 거점으로 기능해왔다. 만약 이건희 컬렉션이 한곳에 모여 국민들께 선보인다면 그 장소는 당연히 대구여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기반을 다져온 대구의 문화적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대한민국 문화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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