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은 문화재청과 함께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의 문화재위원 현지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지난 4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지정 검토 심의를 통과 후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6월 문화재청 최종 심의를 마친 상태이며 오는 27일 지정 고시될 예정이다.
‘대구 팔거산성’은 금호강의 북쪽에 솟아있는 함지산 정상부에 축조돼 남쪽으로 대구 분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금호강과 과거 주요 교통로였던 남북 육로가 교차하는 길목을 한눈에 감시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입지적 특성으로 신라 왕경 서쪽의 횡축 방어체계를 담당하는 군사요충지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관련 내용은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 ‘여지도서’ 등의 역사적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구 팔거산성’의 중요한 특징으로 첫째, 팔거산성은 동에서 서로 이어지는 금호강 수운과 대구-군위-안동을 연결하는 남북육로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이는 팔거산성이 적에게 함락될 경우 금호강을 통한 대구-영천 수운 교통로가 노출됨과 동시에 대구 북쪽(안동, 상주 방면)으로 나아가는 육로 전체가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팔거산성의 입지적 가치가 탁월하며 당시 신라의 지역 지배정책을 이해하는데 역사적 가치가 높음을 의미한다.
둘째, 신라시대 산성에서 주로 나타나는 양식인 현문(縣門)식 구조, 곡성(曲城) 등이 확인됨에 따라 신라 산성의 보편성을 지님과 동시에 완만한 경사의 성벽, 곡성과 성벽의 접합부 축조방식 등 팔거산성만의 독특한 축조 방식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탁월하다.
현문(縣門)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만 접근할 수 있도록 높게 조성된 문을, 곡성(曲城)은 성벽 밖으로 군데군데 내밀어 쌓은 둥근 돌출부를 말한다.
셋째, ‘대구 팔거산성’ 내 목조 집수지(集水地)는 신라산성의 집수지 가운데 가장 이른 양식이며, 대구·경북지역 산성에서는 처음으로 산성의 축조와 운영에 필요한 물품 등을 기록한 명문자료인 목간 16점이 출토돼 신라 지방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집수지(集水地)는 물을 이용할 목적으로 흐르는 물 또는 빗물을 저장하는 곳과 시설물이다.
북구청은 이미 지난 2018년 ‘대구 구암동 고분군’의 사적 지정을 시작으로 5년 만에 ‘대구 팔거산성’을 사적으로 승격 지정하는 등 지역의 문화유산 정비·보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사적 승격 지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대구 구암동 고분군’의 발굴 조사 및 정비 복원과 함께 ‘대구 팔거산성’에 대한 조사 및 정비 복원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대구 팔거산성’은 축조기법 등을 통해 볼 때 구암동고분군의 적석부와 더불어 과거 우리 지역의 재지세력이 얼마나 탁월한 독자적 기술력을 갖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러한 역사 자원을 잘 정비해 지역주민에게 돌려줌으로써 역사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청은 ‘대구 팔거산성’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지정을 지역주민과 함께 기념하고 그 간의 조사 성과 공개, 향후 정비 방안의 효율적인 모색을 위해 오는 7월 13일 ‘대구 팔거산성 사적 승격 지정기념 학술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