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상형 전자담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합성니코틴을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해 규제하는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를 넘지 못했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 합성니코틴을 규제하기 위해 담배의 정의를 확대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안건으로 논의됐으나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됐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한 10건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담배의 원료 범위를 ‘연초의 잎’에서 ‘연초 및 니코틴’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의원들은 합성니코틴이 유해하다는 정부 용역 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액상담배 업자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주장하며 법안 통과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설명이다. 이날 액상담배업계 차원에서 소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의원들에게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대대적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재정소위는 개정안과 관련해 소매점 거리 제한, 가격 상승 폭, 업자 피해 등에 관한 기획재정부의 의견을 확인한 뒤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재위는 실태조사 후 이달 중 다시 소위 열고 논의하자는 식으로 논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후 논의 일정을 잡지 않아 논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지난해 11월 합성니코틴 원액에 유해물질(발암성·생식독성 등)이 상당량 존재하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보건복지부 연구 용역 최종 결과가 나왔다. 이에 기획재정부도 합성니코틴을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합성니코틴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합성니코틴의 유해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연초의 잎’을 원료로 제조한 것만 포함된다. 때문에 합성니코틴은 담배가 아니다. 관련된 세금도 부과되지 않으며 경고문구 표시, 광고 제한, 온라인 판매 제한 등의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 콜롬비아를 제외한 35개국에서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를 담배에 준해 규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