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 잰듯한 상업 코미디 영화‘신부들의 전쟁’

자로 잰듯한 상업 코미디 영화‘신부들의 전쟁’

기사승인 2009-04-02 18:09:02

[쿠키 문화] 티파니 다이아몬드 반지, 베라왕 드레스부터 1급 호텔 결혼식까지. 최고의 결혼을 꿈꾸는 두 친구가 같은 날 결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신부들의 전쟁’(사진)은 자로 잰 듯한 상업 코미디 영화다.

성공한 변호사 리브(케이트 허드슨)와 학교 교사인 엠마(앤 헤서웨이)는 죽마고우 사이로 어린 시절부터 프라자 호텔에서의 결혼식을 상상해 왔다. 이제 26세가 돼 결혼을 앞둔 리브와 엠마는 웨딩플래너 비서의 실수로 프라자 호텔에서 같은 날 결혼식이 잡히면서 서로 원수가 된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어내는 성격의 리브는 ‘결혼식의 유일한 주인공은 나’라는 생각으로 친구의 결혼식을 방해하고, 타인에게 거절 한 번 못하는 엠마조차 공격적으로 결혼을 준비한다. 초콜릿으로 친구 살찌우기, 머리카락을 파랗게 염색시키기, 빨간색으로 전신 태닝시키기 등 각종 계략으로 친구의 결혼 준비에 제동을 건다.

20년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 없는 친구가 프라자 호텔에서 단독 결혼식을 하기 위해 원수가 된다는 설정은 다소 억지다. 하지만 “너의 파란 머리색이 귀여운 스머프 같아” “황금색은 아니지만 귤색 피부” 등의 재치 있는 표현을 들으면 웃지 않을 관객이 없을 정도로 성공한 코미디 영화다.

영화를 보노라면 우리나라만 결혼식 거품이 심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선물 받은 다이아몬드가 몇 등급에 몇 캐럿인지, 드레스 브랜드가 무엇인지, 결혼식에서 제공되는 음식의 수준까지 따지는 그녀들. 호텔에서 결혼하기 위해 십년 이상 저축해 왔다는 엠마의 절규를 들으면 결혼식이 그녀들에게는 일종의 과시 수단이라는 생각도 든다.

영화는 신부들의 귀여운 고양이 싸움, 매력적인 여배우들의 패션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여성 관객이 좋아할 요소로 가득하다. 그러나 결혼을 준비하며 까칠해진 그녀들의 태도에 당황한 적 있는 기혼 남성 관객도 허벅지를 때리며 공감할 만하다.

신부들이 펼치는 교활하고 악랄한 전쟁에만 집중한 탓일까. 영화 내내 단 한 번 싸운 남녀 커플이 결혼 직전 심각하게 이별을 고려하고, 원수처럼 싸우던 여자들이 아무 이유 없이 화해하는 장면은 영 어설프다. “이제 상영 시간 다 돼 가니까 얼른 화해해야지”라는 감독의 주문에 맞춘 듯,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 12세가.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박유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