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 생환광부 박정하 씨가 “경북으로 이사 오고 싶다”며 경북에 대한 애착심을 보였다.
경북도는 지난 4일 지난해 봉화 광산에서 고립돼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광부 박정하 씨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봉화 광산사고 생환 1주년을 기념해 이철우 지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박 씨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1년 전 지사님의 따뜻한 배려로 생환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제 첫 번째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 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와 같이 웃으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 씨는 지난해 10월 26일 봉화군 소천면 금호광산에서 수직 갱도가 붕괴해 동료 1명과 지하 190미터에 고립됐다.
당시 박 씨 등은 생환을 위한 필사의 노력, 동료애와 함께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구조가 어우러져 10일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사건이다.
특히 이태원 참사로 모든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던 시기에 박 씨의 생환 소식은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이날 저녁 식사까지 오랜 시간을 이 지사와 함께한 박 씨는 “그때 기적적으로 구조되면서 소중함에 대한 가치를 깨달았다”며 “앞으로 가족과 주변을 돌아보며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씨는 이어 “당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가족을 생각하며 221시간을 버텼다. 아득한 발파 소음이 ‘희망의 소리’였던 것처럼 모두가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아직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주위에 많다. 모든 분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경북도가 앞장서 주시길 것”을 당부했다.
이에 이 지사는 “그때 기적적으로 돌아와 주신 덕분에 아직 모든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 주고 계신다. 이렇게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돼 무척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 지사는 이어 “아직 사고 후유증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면서 “빠른 쾌유를 바란다. 우리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위로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공직자로서 어떤 일을 했을 때 ‘감사하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최고의 보람이자 힘이 된다”며 “앞으로도 국민에게 큰 희망을 전해 주시고, 경북과 맺은 소중한 인연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씨가 당부한 안전 환경조성에 대해서는 “국가와 지방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역할”이라면서 “또 다른 기적을 바라기보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철저한 재난 예방시스템을 갖춰 나가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봉화광산 사고를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2일 유사사고 재발 방지와 안전한 광산일터 조성을 위한 ‘광산안전 종합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종합대책에는 당시 구조 과정에서 경북도가 적극 건의한 구호장비 확보와 생환광부 박 氏가 요청한 생존박스와 무선통신 시설 설치 등이 포함됐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