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승인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여전히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어 가상자산 현물 ETF에 대한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3일 가상자산업권에 따르면 SEC는 지난 5월23일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를 승인한데 이어 거래를 허용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SEC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가상자산 대장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지난 1월 SEC 승인을 받은 바 있다.
SEC는 ETF 출시를 신청한 8개 자산운용사 중 최소 2개 회사의 상품이 23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의 실물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월 현물 ETF 승인 이후 두 달여만에 약 60% 상승한 7만3800대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지난 19일까지 170억달러가 순유입되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더리움 가격은 큰 상승폭을 보이고 있지 않다. 오전 10시30분 기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이더리움 거래 가격은 전일 대비 1.23% 증가한 3511.87 달러 선에서 머물고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까지 현물ETF 승인이 된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여전히 현물 ETF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미국이 ETF를 출시할 당시부터 국내 자본시장법 등을 고려해 가상자산이 ETF의 기초자산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는 지난 1월11일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의 정부 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병환 후보자도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대한 질의에 “현물 ETF 문제는 의견이 분분하다”며 “과거 우리가 가상자산시장에서 겪은 혼란을 생각해보면 현재 정책은 (시장 육성보다는) 투자자 보호에 좀 더 우선 순위를 두고 가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법인이나 기관에 대한 허용이 과연 이에 맞을지 생각해봐야 하고, 글로벌 동향을 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