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 美투자자 통상 분쟁 착수…쿠팡은 거리두기

쿠팡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 美투자자 통상 분쟁 착수…쿠팡은 거리두기

기사승인 2026-01-23 10:20:31
쿠팡 사옥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아 미 정부에 직접 개입을 요청하면서 쿠팡 사태가 통상 이슈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무역 합의를 마쳤음에도 반도체 관세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쿠팡 문제가 새 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한미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국 투자회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2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한미 FTA를 위반했고 그 여파로 주가 하락 등 손실이 발생했다’며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한국이 제한적인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을 구실로 범정부 차원에서 쿠팡을 압박하고 있다며,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의 “부당하고 차별적인 조치”를 조사하고 적절한 무역구제에 나서달라고 청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청구인들은 중재의향서에서 “지난해 12월 1일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후 국회와 행정부 등이 전방위적으로 쿠팡을 겨냥해 진상조사와 각종 행정 처분, 위협성 발언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한미 FTA상 공정·공평 대우 의무, 내국민 대우 의무와 최혜국 대우 의무, 포괄적 보호 의무, 수용 금지 의무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중재의향서는 중재 제기 의사를 통보하는 서면으로, 제출 자체가 곧바로 정식 중재 제기를 뜻하진 않는다. 통상 의향서 제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정식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쿠팡 투자자들의 이번 움직임은 미국 재계나 정치권의 문제 제기를 넘어, 미 정부가 직접 개입할 여지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주목된다. 이들이 근거로 든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불합리·차별적 행위가 미국의 통상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부가 조사와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또 301조 절차는 이해관계자 누구나 조사를 청원할 수 있고, USTR은 청원 접수 후 45일 내로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도 조만간 쿠팡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로서도 조사 개시 자체가 가져올 파장을 고려해, 외교·통상 채널을 통해 미 측을 설득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미국 투자사의 국제투자분쟁 중재의향서 제출은 당사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쿠팡은 모든 정부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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