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7% 코앞… 영끌족 ‘이자 폭탄’ 시름 깊어진다

주담대 7% 코앞… 영끌족 ‘이자 폭탄’ 시름 깊어진다

기사승인 2026-03-26 06:00:10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중동 전쟁 격화와 차기 한국은행 총재 인선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금융채 금리가 4%를 넘어선 데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도 7%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이른바 ‘영끌족’과 ‘빚투족’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 AAA) 5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038%를 기록했다. 지난 23일(4.121%)에 이어 이틀 연속 4%대를 나타냈다. 중동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달 27일(3.572%)과 비교하면 0.46%포인트(p)가량 뛰어올랐다. 불과 20여 일 만에 50bp(1bp=0.01%p) 넘게 급등한 것이다.

이번 금리 상승은 이스라엘·이란 간 갈등 심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되는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한은 총재 후보로 지명된 점도 기폭제가 됐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소멸됐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사그라지자 채권시장에서는 전 구간에 걸쳐 금리가 뛰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자 은행채 등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상승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금융채 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좌우하는 지표로, 금융채가 오르면 조달 부담이 커지고 이는 곧바로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실제로 시중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이미 상단이 6% 후반대까지 올라섰다. 금융채 5년물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주담대 금리 7%대 진입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대출금리도 지금으로선 내려갈 여지가 없다”며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주담대 금리가 7%대를 한 번은 터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조달 금리가 이렇게 뛰면 대출금리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한 달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2%로, 전월(2.77%)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지난해 9월(2.52%)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올해 1월 잠시 꺾였지만, 2월 다시 반등하며 차주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신용대출 기준이 되는 금융채 1년물 금리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2.818%였던 1년물은 지난달 27일 2.900%, 지난 23일 3.096%로 올라 약 한 달 사이 0.196%p 뛰었다. 단기금리까지 빠르게 반등하면서 가계 전반의 이자 부담이 동시다발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고금리 구간이 길어질수록 기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2021년 저금리 시기에 연 2~3%대 혼합형(5년 고정) 주담대를 받은 영끌 차주들은 5년 뒤 금리 재산정 시 ‘이자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당시 금리 하단인 연 2.3%로 30년 만기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5억원을 빌렸다면 월 상환액은 약 192만원이지만, 5년 후 금리 상단인 연 6.2%가 적용되면 월 상환액은 약 306만원으로 늘어난다. 매달 114만원가량 부담이 불어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쉽게 해소되기 어렵고, 통화정책도 완화보다는 긴축에 무게가 실릴 수 있어서다. 고금리 장기화가 현실화할 경우 기존 차주의 상환 부담 확대는 물론, 대출을 앞둔 실수요와 ‘빚투’ 수요까지 위축시키며 부동산·신용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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