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강한 상승 곡선을 그린 뒤 조정기에 돌입하자 투자자들의 시선이 배당주로 쏠리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정책 기대감과 연말 배당 시즌이 도래하면서 배당주 투자가 적합한 시기를 맞았다고 평가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표 배당종목인 은행과 증권사 등으로 구성된 코스피 200 금융 고배당 TOP 10 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0조7447억원의 거래대금을 보였다. 지난 10월 전체 거래대금 9조5563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이달 수익률도 양호하다. 해당 지수는 지난달말 2138.35에서 전날 종가 기준 2184.29로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4107.50에서 3857.78로 6.09%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 200 금융 고배당 TOP 10 지수의 거래대금이 증가했다는 것은 배당주에 대한 국내 주식 투자자의 관심도가 크게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는 배당 안정성과 할인 축소 흐름이 맞물리면서 조정장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며 “이달 시장 조정에서 저변동성 스타일과 함께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전략 내 핵심 방어축으로 부상한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배당주들은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소외된 흐름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반도체 업종으로 수급 쏠림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3개월 전 대비 75% 상승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외의 모든 업종은 같은 기간 코스피의 EPS 증가분을 하회했다”면서 “이익 추정치 상향과 주가 상승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면서 수익률로 이어졌다. 이에 방어주 성격을 지닌 배당주의 상대수익률 하락을 야기했다”고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이 강한 상승 곡선을 그린 점도 배당주에 악재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화 가치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24일 1477.1원까지 치솟은 상태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분별한 상호관세 부과 발표 시점이었던 지난 4월9일(1481.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같은 원화 약세에 이익 개선 기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수출주인 자동차, 산업재 등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투자업계는 현재 시점이 배당주 투자에 적합한 시기라고 진단한다. 국내 증시가 약세장으로 전환한 가운데 이른바 ‘찬 바람이 불면 배당주의 시즌’이라는 계절적 특성이 부각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기준으로 배당을 주는 기업이 많은 점에서 투자자들의 진입 시기가 시작됐다”면서 “또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 안정적인 배당주로 눈길을 돌리는 흐름도 관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 기대감이 투자열기에 불을 붙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인 35%에서 25%로 낮추는 쪽으로 여야가 가닥을 잡은 영향이다. 국회 기획재정부는 24일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을 논의했다. 소속 여야 의원들 다수는 최고세율 25% 인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최고세율 인하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과 분리해 낮은 세율로 과세하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 배당 확대 유인이 커지고, 낮아진 세율 만큼 투자자 부담이 줄어들어 배당주 투자 매력도는 높아진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