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버스로 옮긴 출근길 투쟁…지선 앞 정치권 압박 나섰나

전장연, 버스로 옮긴 출근길 투쟁…지선 앞 정치권 압박 나섰나

버스 막아 도심 교통 한때 마비…경찰 강제 해산 조치
‘차별 버스 OUT’ 내세워 투쟁 전환…지하철 대신 도로 선택

기사승인 2026-03-27 16:22:44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7일 출근길 서울 종로구 광화문 버스 승강장에서 ‘탑승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근길 지하철 연착 시위를 잠정 중단한 지 약 80일 만에 다시 교통 현장에서 시위에 나섰다. 투쟁의 무대만 지하철에서 도로 위 버스로 옮겼을 뿐, 결과적으로 출근길 도심 교통 흐름을 가로막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꼼수 시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전장연은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휠체어를 이용해 시내버스 운행을 막는 시위를 벌였다. 이는 지난 1월 “지방선거가 끝나는 6월 초까지 출근길 지하철 연착 투쟁은 유보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뤄진 첫 교통 저지 행동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일반교통방해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일부 활동가를 강제 해산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를 두고 약속의 취지를 둘러싼 해석 논란도 일고 있다. 출근 시간대 시민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은 지하철 시위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전장연 측은 약속의 대상을 ‘지하철 연착’으로만 엄격히 한정하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전장연은 유보 방침을 밝히며 “시민과 직접 충돌하지 않는 방식의 행동은 계속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버스 전용차로 점거가 ‘직접 충돌하지 않는 방식’에 해당하는지를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애초에 약속의 구속력이 약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월 김영배 의원이 “시위 중단에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전장연이 “합의한 사실은 없다”고 즉각 반박하는 등, 정치권과의 이견은 당시부터 뚜렷했다.

결국 기대했던 정치권과의 협의에 뚜렷한 진전이 없자 전장연이 투쟁 방식을 바꿔 다시 거리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전장연은 이날 행동을 ‘차별 버스 OUT 시위’로 규정했다. 이형숙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일반 시내버스는 장애인이 전혀 이용할 수 없는 차별 버스”라며 “저상버스가 도입될 수 있도록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4월20일 장애인의 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향한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역시 “이번 선거 대응을 통해 우리의 투쟁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하겠다”고 밝혀 이를 시사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지하철 시위를 이어갔던 것처럼, 이번에는 ‘유보 후 타깃 변경’이라는 변칙 전략으로 이동권 예산 및 법제화 이슈를 선거판의 쟁점으로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시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투쟁 장소를 도로로 옮긴 배경으로 꼽힌다. 사법적 부담을 분산하면서도 사회적 파급력은 그대로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전장연은 다음 달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농성과 선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혀, 당분간 출근길 버스를 겨냥한 유사한 시위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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