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뒷길 하얀 벚꽃 터널 아래, 인도는 물론 평소 차가 다니는 도로까지 모두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평일 낮인데도 중간중간 행사부스나 사진 촬영용 설치물마다 20~30명씩 긴 줄이 늘어섭니다. 인파로 인해 1.7km에 이르는 벚꽃 터널을 지나는 걸음은 더뎌질 수밖에 없지만,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 중 누구 하나 불편해하는 얼굴이 없지요. 어린이, 청년, 부부, 어르신, 외국인까지 여의도의 봄을 한껏 만끽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 뒤편 여의서로에서는 3일부터 7일까지 봄꽃축제가 열리고 있는데요. 국회도 벚꽃 개화에 맞춰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국회 주변 도로와 외곽 출입문, 둔치주차장 등 차량을 통제합니다. 여의도 봄꽃 축제는 매년 300만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 봄꽃 축제입니다.
여의도 봄꽃 축제의 역사는 깊습니다.
영등포구청 문화예술과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봄꽃 축제 시작 전부터도 벚꽃을 보러 오는 시민들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영등포구청은 “여의도 봄꽃 축제는 2005년에 처음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인파가 몰리니 질서 정리만 했는데, 워낙 시민들이 많이 오고 좋아하니 구청에서 별도 행사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국회사무처는 벚꽃 개화기가 다가오면 영등포구청에 축제 일정을 묻고, 그에 맞춰 차량통제를 계획하는데요. 차량 통제 외에도 시민과 함께하는 국회 경내 개방 행사를 매년 진행했습니다.
국회사무처 문화소통기획관은 “2015년 5월에 ‘열린국회마당’이란 이름으로 국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문화 개방 행사를 했다”며 “벚꽃시즌에 맞춘 개방행사는 2017년 ‘국민의 봄, 국회의 봄’이라는 이름으로 개최했다”고 합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개방 행사에 변화가 있기도 했는데요. 2025년 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회 내 안전관리를 위해 외부인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부터는 경내 개방을 하지 못했고, 2022년에 보행로를 열고 2023년에 다시 경내 개방행사를 열었지요.
여의도 국회 인근에 벚나무를 대거 심은 것은 일제강점기에 격하됐던 ‘창경원’을 다시 창경궁으로 복원하면서인데요. 창경궁에 심긴 벚나무를 여의도와 어린이대공원으로 옮기기로 하면서, 1980년대 초반에 여의도 벚꽃길이 조성됐습니다.
국회 인근 벚꽃 축제와 관련해 당시 정치권에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영등포구청에서 벚꽃축제를 처음으로 개최하고 이듬해인 2006년 4월, 심상정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은 CBS 라디오 ‘뉴스와 놀자’에서 “벚나무 유래가 일본의 문화적 식민 전략과 연결된 것은 분명하니, 다른 곳은 몰라도 대한민국 상징인 여의도 국회의사당만큼은 벚꽃 축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에는 홍문표 당시 바른정당 의원이 벚꽃축제 역시 일제의 잔재라며 전국에서 개최되는 벚꽃축제 명칭을 ‘봄꽃축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2007년 여의도 축제가 이름을 ‘벚꽃축제’에서 ‘봄꽃축제’로 변경했는데, 이를 전국으로 확산하자는 것입니다.
‘윤중로’라는 명칭도 논란이 됐는데요. ‘윤중’이란 말이 하천 가운데 섬을 둘러싸는 제방을 뜻하는 일본어, 윤중제(輪中堤, 와주테이)의 한자 표기를 우리식 발음으로 읽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입니다. 이에 따라 1984년 서울교와 마포대교를 축으로 동쪽은 여의동로, 서쪽은 여의서로로 명칭을 변경했지요.
이렇듯 여의도 봄꽃축제에 일제의 잔재가 있다는 우려가 많은 와중, 여의도에 심긴 왕벚나무 원산지는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란 학설이 제기되며 여의도 봄꽃축제 추진에 힘이 실렸습니다. 이 외에도 병자호란 이후 북벌을 추진한 효종이 군대 양성을 위해 화살대 재료로 쓰이는 벚나무를 심을 것을 지시하고 군수물자로 관리하는 등, 벚나무와 관련한 기록들이 존재합니다.












































